하이트진로의 ‘에일맥주’ 도전記

하이트진로가 최근 출시한 에일맥주 ‘퀸즈에일’이 국내 맥주시장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1% 안팎에 불과하지만 에일맥주 특유의 독특한 향과 맛으로 맥주애호가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국산맥주가 수입맥주에 밀리지 않는다는 걸 증명해 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하이트진로가 퀸즈에일을 출시해 국내 맥주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한국 맥주가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이 없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2012년 11월 24일자에 실은 ‘화끈한 음식, 싱거운 맥주(Fiery food, boring beer)’라는 기사의 핵심이다.

최근 수입맥주에 점유율을 뺏기고 북한 맥주보다 맛없다는 평가를 받은 국내 맥주업계가 ‘굴욕 씻기’에 나섰다. 스타트는 하이트진로가 끊었다. 2013년 9월 출시한 에일맥주 퀸즈에일(Queen’s Ale)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맥주 애호가들을 사로잡고 있어서다. 출시 한달 만에 판매량이 전월 대비 52%, 11월에는 20% 성장했다.

퀸즈에일을 맛본 이들은 “부드럽고 목넘김이 좋다” “풍성한 거품” “아로마 향이 짙고 풍부하다” 등의 호평을 하고 있다. 한국에 거주하며 음식 전문 리뷰 블로그 ‘젠김치(Zenkimchi.com)’를 운영하는 조 맥퍼슨도 퀸즈에일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퀸즈에일 엑스트라 비터 타입(Extra Bitter Type)을 한 모금 마신 순간 영국 에일맥주 비터 타입이 떠올랐다. 최고라고는 말할 수 없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과거 하이트진로의 생산된 맥주와 비교하면 순간이동(warp jump) 수준으로 맛이 좋아졌다. 블론드 타입(Blonde Type)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아낌없는 풍미, 다소 옅은 색상에도 견고한 맛….”

엑스트라 비터·블론드 타입 두가지로 출시된 하이트맥주의 퀸즈에일은 맥주연구소 덴마크 알렉시아(Alexctia)와의 기술제휴로 탄생했다. 라거맥주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최적화된 맛을 찾기까지 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현재 국내 생산 맥주 대부분은 라거 타입이다. 에일맥주와 라거맥주는 발효방식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라거맥주는 맥주통(발효조) 아래로 가라앉는 하면효모의 저온(9~15도) 발효방식을 쓴다. 에일맥주는 맥주통 표면에 떠오르는 상면효모로 고온(18~25도) 발효시킨다. 에일은 라거와 비교해 색과 맛이 진하고 향이 풍부하다.

낮은 시장점유율은 해결 과제

퀸즈에일의 엑스트라 비터·블론드 타입은 ‘홉’ 함량을 달리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맥주의 쓴맛을 좌우하는 홉의 함량이 높은 엑스트라 비터 타입은 강하면서도 쓴맛이 특징이고 블론드 타입은 부드럽고 아로마향이 풍부해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다. 알코올 도수는 두 타입 모두 5.4%로, 라거맥주(4.5%)보다 높다.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가야할 길도 아직 멀다. 전세계 맥주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에일맥주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1% 안팎에 불과하다. 국내시장에 둥지를 튼 대부분의 맥주가 ‘라거’이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향후 5년 내에 에일맥주의 점유율을 3%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은 미미하지만 퀸즈에일을 통해 에일맥주시장의 파이를 키워나갈 것”이라며 “수입맥주시장을 타깃으로 최적화된 마케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퀸즈에일은 처음부터 수입맥주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졌다”며 “앞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국산맥주가 수입맥주에도 밀리지 않는다는 걸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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