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로의 ‘아는 게 힘이다’

강남스타일의 싸이가 미국에서 다닌 학교는 ‘버클리 음대’다. 흥미로운 건 이 학교가 우리가 알고 있는 명문주립대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와 다르다는 점이다. 발음이 똑같아 혼란을 주는 두 대학의 DNA는 뭐가 다를까.

▲ 가수 싸이가 다닌 버클리음대는 UC버클리대와 다르다. 버클리음대는 세계에서 가장 큰 대중음악 전문 단과 독립대학이다.[사진=뉴시스]
미국 동부 보스턴에 있는 버클리음대(Ber klee College of Music)는 재즈·록·팝뿐만 아니라 힙합·레게·살사·블루그래스(blue grass) 등 수많은 장르의 컨템포러리 음악을 전공으로 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대중음악 전문단과 독립대학이다. 독자적 권위가 있는 4년제 학부과정의 미국판 실용음악과라고 이해하면 쉽다.

1945년 설립자인 로렌스 버크(Lawrence Berk)의 이름을 따서 버클리가 된 이 대학은 오디션과 인터뷰를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평균 경쟁률은 5대1이다. 작곡·영화음악·녹음제작 등을 포함한 12개 분야의 전공이 있고, 학위과정과 전문수료과정 등 두개의 학사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 비율이 미국에서 가장 높은 28%로 다인종(96개국) 대학이기도 하다.

▲ [더스쿠프 그래픽]
우리나라의 양파, 조PD, 김동률, 싸이, 장혜진, 긱스의 멤버 한상원과 정원영, 최성수, 다섯손가락의 이두헌, 색소폰주자 대니 정,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 김광민, 작곡가 최귀섭, KBS 관현악단장 정성조, 영화음악가 이재진, 작곡가 김혜지, 여행스케치 전 멤버 성윤용, 작곡가 레이몬드 강, 서문탁, 박봄 등의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이 학교 출신이다.

반면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또는 UC 버클리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만 동쪽 해변지역 버클리(Berkeley)시에 위치한 연구 중심의 주립 종합대다. 총 10개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캘리포니아대(University of California) 캠퍼스 중 최초로 설립됐다. UC 10개 대학을 총괄하는 본부가 있어 캘(Cal)이라는 약칭으로 불린다. 이 대학은 세계에서 많은 노벨상 수상자(총 72명)를 배출한 대학 중 하나로 2013년 세계대학 교육평가순위에서 세계 3위에 올랐다. 수학(세계 2위), 화학(세계 1위), 컴퓨터공학(세계 3위), 물리학(세계 3위), 경제학·경영학(세계 4위) 등 많은 학과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의 미국 명문대가 그렇듯 UC버클리에는 일반 음대는 물론 실용음대가 따로 없다. 가장 큰 단과대인 인문대 내 80여개 학과 중의 하나로 음악학과가 존재할 뿐이고, 여기선 기초 인문학인 음악학을 연구한다. 이 음악학과는 음악적 숙련도의 함양과 더불어 음악사·문화연구, 음악이론, 즉흥작법 등 커리큘럼으로 이론·실기, 학문·공연의 균형감 있는 교육을 실시한다. 전미 랭킹 3위안에 속할 정도로 유명하다. 

서울대 음대, 고대 법대, 홍대 미대 등 종합대에 속한 단과대라는 관점에서 버클리음대와 UC버클리에는 ‘음대’가 없다. 오히려 교육자를 확보하기 위한 교육을 하는 서울교대, 창조적 예술가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서울예대처럼 버클리음대를 바라봐야 옳다.
김정로 월드커뮤니케이션즈 회장 jkim46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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