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가 만난 프랜차이즈 CEO | 김상한 어린왕자 대표

키즈카페에 대한 관심이 높다. 창업자는 창업자대로,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아이와 즐길 수 있는 키즈카페를 찾는다. 키즈카페는 실내놀이터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그만큼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등장한 아이템이다.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내 키즈카페. 이 분야 대부로 불리는 김상한 대표를 만났다.

▲ 키즈카페 어린왕자 울산점에서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있는 김상한 대표.[사진=어린왕자 제공]
“키즈카페는 절대 쉬운 아이템이 아닙니다. 철저한 준비와 엄마와 아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죠. 더 중요한 점은 여자, 엄마의 마음을 잡아야 합니다.” 키즈카페 브랜드 1위를 달리고 있는 어린왕자 60여개 매장을 비롯해 국내외에 100여개 이상의 키즈카페와 키즈 레스토랑을 만들어 이 분야의 대부로 불리는 김상한(44) 대표. 그는 키즈카페 창업은 신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예비 창업자들은 정보를 가려서 들어야 합니다. 키즈카페는 아직 신생업종이기 때문에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거의 없어요. 예비창업자 대부분이 인터넷 등에서 잘못된 정보를 듣고 창업계획을 세우고 옵니다.”
김 대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매장 크기. 너무 작거나 커서도 안된다고 그는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키즈카페는 매장 규모가 클수록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거다.

“660㎡(약 200평) 이상 되면 아이가 엄마의 시야에서 벗어나죠. 그때부터는 엄마들은 불안해집니다. 또 너무 작으면 놀이시설들을 제대로 설치할 수가 없습니다. 이에 따라 키즈카페로 가장 적당한 규모는 150평(약 495㎡)~180평(약 594㎡)이죠.”

키즈카페 개인창업자의 폐업률이 높은 것도 이같은 기본을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정된 공간에 카페, 레스토랑과 경쟁력 있는 놀이시설을 넣는 것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에 기본적인 테이블 수량까지 줄여가며 무리하게 교육이나 공연시설에 치중하면 세마리의 토끼를 다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키즈카페 매출의 70~80%를 식음료 부문이 차지한다는 점도 이를 잘 보여준다.

지난 2년간 키즈카페 업계에선 ‘혈투’가 벌어졌다. 대기업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출혈경쟁이 벌어진 것. 현재 업계 1위인 어린왕자를 제외한 2ㆍ3ㆍ4위 업체가 업계를 떠났다. 대기업이 진출한 분야는 테마파크다. 뽀로로 테마파크, 코코동키즈랜드, 디보빌리지, 베니건스 키즈카페 등이다. “이곳들은 롯데월드, 에버랜드 등과 같은 장르다. ‘키즈 레스토랑’을 지향하는 어린왕자와는 경쟁관계가 아니다. 테마카페는 시설비가 최소 20억원 이상이 든다. 개인이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 [더스쿠프 그래픽]
김 대표는 키즈카페의 성공 포인트는 바로 여자, 엄마라고 말한다. 본점인 강남점에는 ‘여자말을 잘 듣자,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을 정도다. 엄마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기고 모임도 하고, 자기 일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놀이공간 내 세균을 자외선으로 살균 소독하는 것도 위생에 대한 엄마를 잡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병원 수술실에서 사용하는 자외선 소독장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같은 관리 덕분에 친환경 인증도 받았다.

어린왕자는 지난 6년간 누적 폐업률이 4%에 불과하다. 2013년 5월까지 56개점 무폐업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과 함께 소비자 선호도 브랜드 조사에서 3년 연속 키즈카페 분야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아동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요즘 달라진 시대관을 언급하며 엄마들에게 “아이를 위해 살지 마세요. 아이와 함께 사는 겁니다”고 얘기한다. 키즈카페는 ‘엄마가 아이를 위해 가는 곳’ 이 아니라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호 더스쿠프 창업전문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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