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감자튀김은 트랜스지방에 푹 담가 튀긴 후 소금과 설탕을 뿌린 것이다.[사진=뉴시스]
다이어트는 신년의 다짐을 다지는 모임에 금주ㆍ금연과 더불어 항상 오롯이 앉아 있다. 무릇 ‘금연한 남자와 다이어트에 성공한 여자를 상종하지 말라’고 했다. 필자는 독함의 대명사인 이 두가지에 금주를 보탠 독종 중 최고수다. 지천명을 1년 앞둔 필자의 허리 사이즈는 80㎝다. 필자는 저녁을 오후 4시에 먹은 후 잠들 때까지 미온수 또는 열량 없는 커피 한잔만 마신다. 식도락 없이 뭔 재미냐 하지만 현미 맨밥과 견과류 한 줌으로도 3대 욕구 중 하나는 달랠 수 있다.

중요한 건 잘못된 입맛과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거다. 밤늦게 돌아다니며 먹는 요상한 생활구도를 바로잡지 않으면 뱃살 제거는 물 건너간다. 감량을 위해 전문서적을, 마법 같은 묘약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질 일이 아니었다. 그런 분들에게 초등학교 바른생활 책을 권해주고 싶다. ‘일찍 일어나서 꼭꼭 씹어 밥 먹고 학교에 가라’고 일러주지 않았던가.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는 땅거미 앉은 후의 달콤한 추억을 잊어야 한다. 밥을 꼭꼭 씹어 먹으라 했으니 빵이나 우유가 아닌 현미 집밥을 먹고 일상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조리법이 두줄 이상인 음식을 먹지 말자’고 제안한다. 그냥 먹으면 더 좋겠지만 불을 대야 하니 한번의 조리는 허용한다. 감자를 예로 들면 ‘쪄서 먹는다’는 식이다. 그러나 프렌치프라이의 경우는 어떤가. 채를 썰어 몸에 유용한 저항성 전분을 모두 떨어내고 다시 끓는 물에 데치는 블랜칭을 거친다. 그리고 트랜스지방에 푹 담가 튀긴 후 소금과 설탕을 뿌린다. 영양가는 사라지고 열량은 높아졌다.

자연에서 올라온 좋은 먹거리를 복잡하게 만든 결과는 재앙에 가깝다. 아이들은 어떤 음식이든 케첩에 찍어 먹기를 좋아한다. 토마토가 몸에 좋으니 케첩도 그럴 것으로 생각한다. 그냥 씻어서 먹었으면 참 좋았을 토마토인데 말이다. 가공식품을 옹호한 자들은 그 대가로 받은 돈으로 그 가공식품을 사먹지 않는다. 몸과 돈을 버리는 것은 달콤한 홍보에 현혹된 소비자들뿐이다.

자연에서 올라온 훌륭한 먹거리들을 대기업이 가져가기 전 낚아채 먹어야 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우리 몸을 살리는 것은 시골장터에서 할머니들이 파는 나물이며 흙 묻은 채소였다. 원시시대가 종말을 고했어도 우리는 조상의 유전자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양복 입은 호모사피엔스가 자동차를 운전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현대인은 바로 그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소화흡수율이 다르고 화학첨가물이 뒤범벅된 썩지도 않는 음식들을 먹지 않아야 한다. 애당초 몸에 안 맞는 음식을 먹고 있었으니 에너지로 쓰이지 못하고 체지방으로 저장만 된 것이다. 원시인이 먹었음직한 음식만 찾아서 먹어보자. 2014년은 우리 모두가 먹거리 문맹에서 벗어나는 원년의 해가 되어야 한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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