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없는 리모델링은 ‘돈 낭비’
영혼 없는 리모델링은 ‘돈 낭비’
  •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 호수 76
  • 승인 2014.01.17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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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리모델링에 아이디어 담아라
▲ 노후 건물을 매입해 건물의 가치를 올리는 상가 리모델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상가 리모델링이 인기다. 저평가된 노후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만 잘 하면 임대료도 높이고 건물 가치도 올릴 수 있어서다. 하지만 무작정 노후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참신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투자전략이 있어야 한다.

요즘 같은 부동산 불경기엔 신규 상품투자보다는 기존 상품을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게 안정적이고 실속 있다. 건물 관리 방식을 변경해 운영비를 줄이는 것도 기존 상품을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방법 중 하나다. 대개 중소형 건물은 관리인 한명이 상주하며 하자가 발생할 때마다 관련 업체를 불러 해결한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은 효율적이지 않다. 최근 늘고 있는 건물전문관리업체에 맡기면 되기 때문이다.

주차관리부터 청소, 시설유지ㆍ보수, 공실 관리, 법률 자문까지 월 100만~200만원에 제공해주는 곳이 적지 않다. 관리인 한명 인건비 정도면 임대료 연체 관리나 법률적인 자문 서비스까지 누릴 수 있다는 게 업계관계자의 설명이다. 임대 업종을 바꾸거나 리모델링 계획에 대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건물전문관리업체와 계약을 맺을 땐 사전에 별도 수수료나 추가 비용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있다. 노후 상가를 리모델링해서 건물 가치도 올리고 임대 조건을 개선하거나 업종을 변경해 임대수익률도 높이는 거다. 최근 중ㆍ소형 건물을 보유한 자산가들이 상가 리모델링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신사역 인근 5층 건물(794㎡ㆍ약 240평ㆍ연면적 기준)은 리모델링 후 월 임대료가 1030만원(보증금 1억5500만원)에서 2550만원(보증금 3억7000만원)으로 올랐다. 리모델링을 통해 고기전문점ㆍ한식당ㆍ사무실 등을 커피전문점ㆍ음식점ㆍ고시원으로 바꾸면서다.

리모델링하기 전에 32억원이던 이 건물은 리모델링 후 가격이 40억원으로 올랐다. 약 3억원의 리모델링 비용이 들었다는 걸 감안해도 5억원 이상 시세차익을 본 셈이다. 이 사례는 2년가량 공실로 방치된 사무실 등 업무시설을 과감히 정리하고 리모델링해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 2층 건물(454㎡ㆍ약 137평)도 1층에 치킨배달업체 대신 편의점을, 2층에 중식당 대신 학원을 들인 후 수익이 1.5배 늘었다.
 
업종별로 받을 수 있는 임대료 수준이 정해져 있어 입점 업종만 잘 구성해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현재 상가건물 리모델링은 유동인구가 증가해 상권이 확대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다. 이미 상권이 공고한 지역보다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유리해서다. 홍대입구역 인근, 신사동 가로수길 일대처럼 시세가 너무 많은 오른 곳은 리모델링 투자 대비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 다만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발생한 상권이 최근 합정역 인근까지 이어지고 있어 이런 변화는 눈여겨봐야 한다.

이태원 경리단길은 중소형 빌딩 리모델링이 활발한 지역이다. 이미 3년 전부터 투자자들이 상가 리모델링에 나서면서 3.3㎡(약 1평)당 2500만원선이었던 시세는 최근 4000만~5000만원까지 두배가량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태원 상권이 용산동2가(일명 해방촌길)와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등으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점도 투자 포인트다.

롯데슈퍼타워, 문정동 법조타운 조성, 가락시장 현대화사업 등 개발호재가 밀집된 송파구 일대 역시 중소형 빌딩 리모델링 투자의 유망 지역이다. 송파구는 문화와 관광이 잘 결합돼 있어 상권 발달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외국인 수요까지 노릴 수 있다.

전통 상권의 낡은 상가 노려라

자산가들이 리모델링 유망지역으로 꼽는 곳은 강북 상권 중에서도 주로 합정동 인근과 종로, 대학로 등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노후 상가건물이다. 수유리역, 노원역, 연신내역 등도 유망 지역으로 꼽힌다. 원래 중소형 건물 매매시장은 2012년까지만 해도 강남권 오피스건물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에 거래된 중소형 건물(50억원 이하 기준)의 52%가 강북권의 상가건물이었다. 이유가 있다. 오래된 전통 상권이라 안정적이고,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홍대ㆍ신촌ㆍ이대ㆍ건대ㆍ종로 등은 상권이 오래된 만큼 상가건물도 낡아 매입해 리모델링하면 시세차익이 크다. 또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물 가격이 싼 것도 인기 요인이다.

▲ [더스쿠프 그래픽]
지방에도 상가 리모델링 열풍은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지역이 대구다. 전매 등으로 인한 대구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가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상업용 건물 리모델링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이 올해 하반기에 개통하면 역세권의 효과가 확대돼 리모델링 시장으로 뭉칫돈이 이동할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그 열기가 건물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구 동성로를 비롯해 수성구 MBC 뒤편, 화랑로 수성도서관앞, 이마트 만촌점 주차장 주변 등에는 상가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하지만 노후 상가를 리모델링한다고 무조건 황금알을 낳는 건 아니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먼저 테마를 정해야 한단 거다. 단순한 노후 건물의 리모델링은 무의미하다. 상권을 고려해 임대수익이 높게 나올만한 기획을 통해 테마를 잡고 콘셉트를 정해야 한다. 외국인 수요가 풍부한 압구정ㆍ신사ㆍ명동역 인근이라면 외국인 임대 수요를 끌어오는 원룸하우스나 게스트하우스 콘셉트를 고려해볼 수 있다.

리모델링 공사 범위를 최소화하는 것도 관건이다. 예를 들어 5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했는데, 정작 건물 가치는 5억원 이상 올라가지 않고 임대료도 별로 뛰지 않는다면 오히려 손해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효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시공사 선정도 신경 써야 한다. 영세 업체가 많고, 공사 중에 부도가 나는 경우도 빈번해서다. 이럴 경우 법적분쟁에 휘말릴 수도 있다. 가급적 리모델링 전문 시공사를 선정해 각종 변수에 대응해야 한다.

이런 유의점들을 종합해 전문가들은 상가 리모델링을 위한 10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 원칙들만 잘 지킨다면 상가 리모델링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상권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 현재 상권에 연연하기보다 향후 성장 가능한 상권에 주목해야 한다. 둘째, 시장변화에 맞춰 과감하게 용도를 변경해야 한다. 상가는 유행을 타기 때문에 잘 되던 업종도 순식간에 사양 업종으로 변할 수 있어서다.

셋째, 외장 리모델링은 필수다. 아무리 좋은 상품, 맛있는 음식도 포장이나 그릇이 보기 싫으면 팔리지 않는다. 넷째, 현재 건물 시세에 연연하지 말고 용도변경을 했을 때 건물가치가 얼마나 높아질 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다섯째, 신선한 아이디어가 생명이다. 리모델링을 해도 차별화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신선한 콘셉트 없으면 실패

여섯째, 법규검토와 건축도면 파악은 필수다. 건축물은 다양한 행위규제를 받기 때문에 일을 벌이기 전에 증축이나 용도변경이 가능한지, 구조변경은 쉬운지 등을 사전에 알아봐야 한다. 일곱째, 경매를 통해 싼 값에 상가를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로 최근 법원 경매시장에서는 단순히 경매만 하지 않고, 경매와 리모델링을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게 일반적이다. 여덞째, 건축주가 자기의 생각만 고집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리모델링을 할 때는 각 영역의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참조해야 한다. 아홉째.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하는 법이다. 건물은 안전성이 우선이므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진행해야 한다. 열번째, 리모델링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부채를 많이 쓰면 위험하다. 반드시 자기자본을 확보한 후 투자해야 한다.
장경철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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