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기업 LG이노텍의 과제

전자부품기업 LG이노텍이 자동차 전장사업에 나섰다. 비밀병기는 LED와 카메라 모듈이다. 두개를 융ㆍ복합해 전기자동차 부품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거다. 이는 LG이노텍의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LED 사업의 적자를 어떻게 메우느냐다. 다행히 길이 있다. 조명용 LED다.

▲ LG이노텍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LED 사업이 수익 안정화를 이뤄야 한다. [사진=LG이노텍 제공]
1970년 8월, 국내 최초 종합전자부품기업 금성알프스전자가 설립됐다. 이 회사는 설립 1년 만에 신기록을 달성했다. 국내 최초로 TV튜너를 생산한 것이다. 그만큼 기술력이 탁월했다는 얘기다. 튜너는 TV용 전파송수신장치를 말한다.

그로부터 30년 후. 사명을 LG이노텍으로 바꿨다. LG이노텍은 그해 가을 광소자인 LED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6년엔 세계 최초로 LED WLP(실리콘 반도체 공정기술과 LED가 융합된 기술)인 자이오비(XiOB)를 개발했다. 이후 LED는 LG이노텍의 핵심 사업으로 떠올랐다. 그랬던 LED 사업이 최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 LG이노텍의 기술력을 대표했던 LED 사업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것이다.

이유는 다양하다. LED 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던 TV시장이 부진에 빠진 데다 TV제조업체가 원가를 낮추기 위해 저가 직하형 LED TV 판매를 늘렸기 때문이다. 이는 LED 칩의 탑재량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LG이노텍를 대표하는 LED 사업을 그냥 둘 수는 없는 노릇. LG이노텍은 올해 조명용 LED 사업으로 반전을 꾀할 방침이다. 다행히 사업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12년 1000억원이었던 조명용 LED 사업 매출은 지난해 2500억원으로 증가했다. LED 매출에서 조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11%에서 2013년 3분기 26%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은 이런 추세라면 2015년 50%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LED 사업이 체질개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LED 사업의 회복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LED 사업에서 적자를 만회해야 LG이노텍의 성장동력인 카메라 모듈 사업을 확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 모듈 매출이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9%. 글로벌 IT기업인 애플과 LG전자에 카메라 모듈을 지속적으로 납품하면서 이룬 결과다. 카메라 모듈은 휴대전화에 장착된 소형 사진기를 구성하는 부품이다.

▲ [더스쿠프 그래픽]
그런데 최근 LG이노텍이 흥미로운 변화를 보이고 있다. 회사를 상징하는 LED와 성장동력인 카메라 모듈을 차량용 부품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LG이노텍은 HD 후방카메라를 비롯해 차량용 LED, 모터, 센서를 줄줄이 선보였다. 자동차 전장사업과 핵심 사업(LEDㆍ카메라 모듈) 간의 융ㆍ복합을 시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LG이노텍이 자동차 전장사업에 적극적인 이유는 전기자동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LG이노텍은 이미 시장이 형성된 가솔린 자동차보다 앞으로 시장이 형성될 전기차나 무인자동차(스마트카)에 부품을 납품하겠다는 거다. 문제는 LG이노텍의 모든 사업을 동원한 차량용 전장사업이 단기간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전기차가 상용화되려면 최소 5년은 걸릴 것으로 보여서다. 시장도 이런 점을 우려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차량용 카메라 모듈과 LED 부품이 LG이노텍의 성장동력이 되려면 현재 LED 사업이 수익 안정화를 이뤄야 한다”며 “이를 결정할 향배는 조명용 LED 사업이다”고 말했다. 조명용 LED가 빛을 내야 LG이노텍이 내일을 향해 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김건희 더스쿠프 기자 kkh479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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