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성의 신용 Tech | 인터넷 대출 이용할 땐

인터넷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대출사기가 증가하고 있다. 일부 업체가 선先입금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그렇지만 인터넷 대출이 꼭 위험한 것만은 아니다. 인터넷 대출은 신청인의 신용이 높으면 낮은 금리로 당일대출도 받을 수 있다. 인터넷 대출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 소액이라도 대출 후 돌려준다고 강조하며 선입금을 요구하면 대출사기일 가능성이 크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K씨는 최근 췌장암 수술을 받은 아버지의 병원비를 마련하고자 금융기관을 찾았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받은 K씨는 더 이상 대출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이었다. 고민하던 중 스팸문자메시지로 날아온 인터넷 대출이 떠올랐다. K씨는 인터넷 대출 사이트에 접속해 1000만원 대출이 가능한지 알아봤다. 가능할 듯했다. 그런데 그다음날 이상한 문자가 왔다. 대출을 받기도 전에 수수료 명목으로 19.5%(195만원)를 선입금하라는 내용이었다.

K씨는 금융기관에 자문을 요청했다. 답변은 황당했다. 전형적인 대출사기 수법이었기 때문이다. 피해자도 많았다. 사람들은 급한 마음에 대출을 신청했고, 대출신청절차가 빠르게 이뤄지다 보니 수수료를 선입금하라는 문자에 넘어가고 만 것이다. K씨는 “하마터면 돈만 잃을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과거엔 대출 후 중개수수료를 요구하는 사기가 유행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대출 전 선입금을 요구하는 곳이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년 11월까지 대출사기 피해금액은 787억31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했다. 건당 피해금액은 49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0만원 늘었다.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신고된 대출사기 상담ㆍ신고는 2만2338건을 기록했다.

언론과 금융감독당국을 통해 수많은 인터넷 대출 피해사례가 알려졌지만, 정작 사람들은 인터넷 대출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사를 사칭한 불법중개업체나 불법수수료 선입금 요구에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증보험료ㆍ인지세ㆍ연차 관련 선이자요구 등 대부분 대출 후 돌려준다고 강조하면서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100만원을 요구한다. 소액이라도 선입금을 하기 시작하면 계속 입금하게 된다.

이 때문에 대출사기를 당했어도 사기를 당했다고 인지하지 못하거나 믿고 싶지 않아 회피한다. 대출사기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처음부터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특히 소득이 없는 주부나 무직자대출은 자격 요건에 제한적이어서 전문상담사와 상담을 해야 한다.

선입금 요구하면 십중팔구 사기

그렇다면 인터넷에 떠도는 대출 상담은 모두 위험한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인터넷 대출 상담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특히 승인 과정이 간소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 급한 경우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본인의 신용도가 높다면 적은 금리로 당일대출도 받을 수 있다. 인터넷 대출의 종류와 특성을 잘 파악하면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 대출 상담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대출모집인ㆍ대출위탁법인ㆍ대출중개업체다. 대출모집인은 온라인상에서 대출상담사로 불린다. 이들은 정식 직원이 아니고, 위촉된 계약직 프리랜서다. 이들은 1인1사 소속으로 1곳의 금융사 상품만 판매할 수 있다. 그 이외 업무는 할 수 없다. 대출위탁법인은 금융사와 계약한 법인을 뜻한다. ‘○○저축은행 위탁법인’인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계약을 맺은 1곳의 금융사 상품만 판매한다.

문제는 일부 대출모집인과 대출위탁법인이 모든 금융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처럼 광고를 한다는 점이다. 금융위탁법인업체가 1곳의 금융사와 위탁계약을 맺었지만, 자체적으로 여러 금융사 코드를 확보해 혼합한다. 업체 입장에서는 1개의 상품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출모집인이나 대출위탁법인과 달리 대출중개업체는 한국대부금융협회에 속한 정식업체다. 정상적으로 등록된 업체이므로 안전하다. 일부이긴 하지만 중개업체로 시작해 대형 법인업체로 확장된 경우가 있다. 대출중개업체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대출모집원이나 대출위탁법인보다 경쟁력이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 대출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안정성을 기준으로 삼고 보자면 3곳 모두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수반한다. 기본적으로 인터넷 대출은 얼굴을 마주보고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출모집인 자격 논란이나 인터넷 대출사기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인터넷 대출이 위험하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 [더스쿠프 그래픽]
대출을 받는데 있어서 빠른 시간 내 1개의 상품을 소개받고 싶다면 1인1사에 소속된 대출모집인을 통해 거래를 하는 것이 좋다. 대출모집인은 계약을 맺은 금융사의 특정 상품만 꾸준히 판매하기 때문에 그 상품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 간혹 다른 금융사의 상품을 취급하는 대출모집인도 있다. 하지만 정확하지 않다. 더군다나 이들은 계약을 맺은 금융사가 내세우는 상품을 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더 좋은 상품이 있어도 권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양한 대출 상품의 금리와 한도를 비교하고, 상담이 필요한 경우라면 대출중개업체를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이들은 1개의 상품만 취급하지 않고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여러 대출 상품을 오랫동안 취급했기 때문에 상품 간의 장단점도 한눈에 꿰뚫고 있다. 상품의 특징과 금리 등을 비교, 확인할 수 있어서 신청인에게 유리한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인터넷 대출 모두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대출 거래는 기본적으로 신청자의 개인정보를 취급하기 때문에 정보유출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 공신력 있고, 합법적인 대출중개업체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대출을 알아볼 때는 주거래은행의 문부터 두드리는 것이 좋다. 만약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했다면, 차후 선택으로 대출모집인과 대출중개업체를 이용하면 된다.

인터넷 대출, 꼼꼼하게 확인해야

이때 인터넷에서 해당 대출모집이나 대출중개업체를 선정했다면 정상적으로 등록됐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대출모집인조회통합시스템 홈페이지를 접속해 모집인과 대출중개업체를 조회하는 것이다. 어떤 금융사의 상품을 판매하는지,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업체인지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소속된 업체에 전화를 해서 해당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지 여부도 알아볼 수 있다.

정식등록상담의 경우 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가 일치하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등록번호조회만으로 끝내지 말고, 등록된 휴대전화번호로 통화를 해서 일치하는 지 확인하라는 얘기다. 그래야 대출상담과 대출 거래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인터넷 대출은 다소 위험하지만 꼼꼼하게 확인만 잘 하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세상에 리스크가 없는 대출은 존재하지 않는 법이다.
서동성 외환카드 설계사(SA) minjong802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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