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Good & Bad

들어오는 사람이 있으면 나가는 사람이 있다. 기업의 흥망을 보고 있으면 ‘회전문’이 떠오른다. 사람이 들고 나가는 것에 따라 그 건물의 주인과 구성원들이 달라지고 그 안의 풍경도 달라진다. 재계는 올해도 회전문이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새 주인이 바뀌어 당당하게 들어오고 옛 주인이 초라한 뒷모습으로 떠나가는 기업들이 있다.

Good | 권오준 포스코 회장 내정자
그의 기술, 포스코가 낙점하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 내정자 [사진=뉴시스]
차기 포스코호 수장으로 권오준 포스코 사장(현 기술부문장)이 확정됐다. 1월 16일 포스코 이사회가 CEO후보인 권 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정기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권 사장은 3월 14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차기회장 선정을 두고 권오준 사장을 포함해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 박한용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 오영호 코트라 사장, 김진일 포스코켐텍 사장 등 5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였다. 안팎에선 이번 결정이 의외라는 반응도 있지만 권 내정자의 기술 경쟁력을 고려할 때 최적의 인물이라는 평가도 많다.

이영선 포스코 이사회 의장은 “철강 공급과잉, 원료시장 과점심화 등 시장 여건으로 인해 포스코뿐만 아니라 철강업계 전체가 한계경영 환경에 처해 있다”며 “향후 기술과 마케팅의 융합을 통해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고유기술 개발을 통한 회사의 장기적 메가성장 엔진을 육성하는 등 포스코 그룹의 경영쇄신을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권 사장은 1986년 포스코 산하 재단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한 이후 기술연구소 부소장과 기술연구소장, RIST 원장 등을 거치며 정통 기술맨의 길을 걸었고 2012년부터 기술총괄 사장을 맡아왔다. 종합소재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포스코. 내부 출신 기술전문가인 권 사장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Bad |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갑오년 첫 구속 ‘신사의 추락’

▲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결국 구속됐다. 1월 13일 서울중앙지법은 “범죄 혐의의 소명정도, 증거인멸의 우려에 비춰볼 때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현 회장은 새해 처음으로 구속된 그룹 총수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현 회장은 서울구치소로 이송되기 직전 심경을 묻는 질문에 “피해 투자자들에게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현 회장 범행에 가담한 정진석 전 동양증권 사장과 이상화 전 동양인터내셔널 사장, 김철 전 동양네트웍스 사장도 함께 구속됐다.

검사 출신인 현 회장은 2010년 배임 혐의로 기소되기 전까지 단 한번도 구설에 시달린 적이 없었다. 그가 ‘재계의 신사’로 불린 이유다. 그러나 그룹이 위기에 처하자 현 회장의 추락이 시작됐다. 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정확한 경영판단에 실패하면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했고, 주요 계열사 매각 등 구조조정 작업의 결과도 신통치 않았다.

벼랑에 몰린 현 회장은 급기야 부실 회사채와 CP를 발행, 1조원대에 달하는 부채를 돌려막는 악수를 던졌다. 그 결과 ㈜동양ㆍ동양레저ㆍ동양인터내셔널ㆍ동양네트웍스ㆍ동양시멘트 등 동양그룹의 5개 계열사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현 회장의 불명예스러운 뒷모습이 과연 대한민국 경영자들에게 반면교사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도 지켜볼 일이다.
김은경 더 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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