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골 체질개선해 ‘초가삼간’ 다시 세울까
약골 체질개선해 ‘초가삼간’ 다시 세울까
  • 박용선 기자
  • 호수 77
  • 승인 2014.01.29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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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들의 선택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오늘은 서울에 있는 직원들과 신년 인사를 하는 날이다. 사무실을 찾아가 전원 악수를 하는데 세어보니 오늘 하루 5100명과 악수를 했다. 손은 아프지만 기분은 좋다.(2014년 1월 2일)”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과 고용수치가 더 좋아졌다고 한다. 지난 9월에 한 예측도 양적완화규모 축소 예상 시기가 연말 연초였다. 이제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1분기에 시작될 것이 거의 확실해져 가는 분위기다.(2013년 11월 19일)”

‘트위터리안 CEO’로 불리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박 회장은 다른 재벌 총수와 달리 자신의 이야기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허심탄회하게 전한다. 또한 박 회장은 ‘형식’보다는 ‘실속’을 중시하는 CEO로 불린다. OB맥주 등 소비재 중심의 두산을 현 중공업ㆍ기계 중심 그룹으로 변신을 주도한 이도 박 회장이다. 이후 그는 ‘과감한 결단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은 두산건설과 관련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다. 박 회장이 두산건설을 살리기 위해 ‘무조건적인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와 함께 두산그룹을 이끌고 있는 핵심 3사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두산건설은 2011년 30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12년에는 4491억원의 적자를 냈다.

▲ [더스쿠프 그래픽]
이에 따라 두산그룹 계열사가 두산건설 지원에 나섰다. 특히 그룹의 재무적 완충 역할을 해왔던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두산중공업은 2013년 초 알짜 사업부인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부문을 두산건설에 양도하고,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해 2조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해줬다. 하지만 문제는 두산건설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은 언젠가 끝이 날 수밖에 없다.

엎친 데 덮친 격 두산중공업의 실적까지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두산중공업은 2013년 3분기 누적 기준 740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30%(2285억원) 줄어든 규모다. 순이익을 보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두산중공업은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은 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4000억원가량 줄었다. 두산중공업이 더 이상 두산건설을 지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가 그룹 전체를 망친 전례도 비일비재하다. 극동건설을 인수한 웅진은 사실상 그룹이 와해됐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한 후 유동성 위기로 주요 계열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야 했다.

이제는 박용만 회장의 ‘과감한 선택’이 필요한 시기다. 언제까지 두산건설의 유동성을 지원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건설이 해외 시장에서 하이일드(고수익ㆍ고위험) 채권 발행 준비에 나섰다. 약 5억 달러(5300억원) 규모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현재 채권발행을 위해 해외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국내 회사채 시장이 경색됐기 때문에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더 이상 그룹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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