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처럼 빠지는 카드 가입자

▲ 고객정보 유출 사건이 터진 카드3사가 고객 이탈과 수습비용 발생이라는 후폭풍을 겪고 있다.[사진=뉴시스]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한달이 지났지만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카드를 재발급받거나 해지하는 고객은 줄지 않고 있다. 한달 사이 KB국민카드ㆍNH농협카드ㆍ롯데카드에서 10%에 달하는 고객이 이탈했다. 이에 따라 시장 점유율은 물론 실적에도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1억4000만건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한 지 한달이 지났다. 고객정보 유출 사건을 일으킨 KB국민카드·NH농협카드·롯데카드 등 카드 3사에서 10%의 고객이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의 카드 재발급과 해지 요청건수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5일 오후 6시까지 KB국민ㆍ농협ㆍ롯데카드에 접수된 카드 재발급 요청과 해지 요청 건수는 총 694만400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에서 빠져나간 해지신청 건수는 263만건에 달했다. 이는 2013년 9월 기준 기존 보유고객(2702만장)의 9.7%를 차지하는 수치다. 고객정보 유출이 발생한 이후 카드3사의 고객 10명 중 1명은 카드를 해지했다는 얘기다. 가장 많은 고객이 빠져나간 카드사는 NH농협카드다. 농협카드는 총 발급된 667만7000장의 카드 가운데 13.6%인 91만2000건의 해지신청이 접수됐다. KB국민카드는 9.5%에 해당하는 111만건이 해지 신청됐고 롯데카드의 해지신청건수도 61만건으로 7.0%에 달했다.

▲ [더스쿠프 그래픽]
카드업계 관계자는 “발급된 카드수로 점유율을 판단하기는 힘들다”며 “하지만 잠재적인 소비층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카드사의 점유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드3사가 고객정보 유출로 인해 지출한 비용도 적지 않다. 국민카드·농협카드·롯데카드가 카드재발급 비용과 사고수습 비용 등으로 지출한 금액은 460억원이 넘을 것이란 예상이다.

현재 카드3사에 카드 재발급 신청을 한 고객은 모두 431만2000명에 달한다. 신용카드 1장을 발급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평균적으로 5000원이다. 단순계산으로도 현재까지 215억원이 재발급 비용으로 사용된다는 얘기다. 게다가 정보유출에 관한 안내문 발송에 따른 우편료 170억원과 콜센터 확대 운영으로 인한 비용 20억원, 회선 등 인프라 확장비용 20억원 등이 발생해 총 210억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고객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배상액까지 포함하면 2000여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카드 3사가 3개월간 영업정지에 들어가기 때문에 추가적인 점유율 감소를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금융감독당국은 2월 3일 카드3사에 ‘3개월 영업 정지’ 결정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14일 열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정보유출 카드사에 대한 제재가 확정될 경우 카드사는 오는 17일부터 3개월간 영업이 정지된다.  카드사에 대한 영업정지는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10년만에 처음이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신규 신용카드 회원 모집과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 업무를 전면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영업정지’ 처분은 카드3사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신용결제의 경우는 신규고객의 이용이 많지 않아 비교적 큰 영향이 없겠지만 신규고객 비중이 높은 카드대출과 모든 고객이 해당되는 부대업무에서는 ‘영업정지’의 파급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카드3사가 입은 가장 큰 타격은 고객의 신뢰를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강서구 기자 ks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