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과도한 다이어트는 섭식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진=뉴시스]
거식증은 일상적인 다이어트로 시작했다가 통제력을 잃으면서 시작된다. 그후 모든 먹을거리가 스트레스를 푸는 수단이 되면서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 거식증에 걸린 환자들은 아무것도 먹지 않거나 폭식 후 습관적으로 토하기도 한다. 초절식을 통해 생명만 겨우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특이한 사실은 전체 거식증 환자의 90% 이상이 여성이란 점이다. 외모지상주의에서 기인한 사회적 압력과 외모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평가하려는 경향이 여성에게 집중된 탓이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여성의 텃밭을 남성이 잠식하지 말란 법이 없다. 트렌드를 고려해 잔뜩 멋을 낸 요즘 남성의 슈트를 보라. 예전 같으면 몸에 딱 붙어 입을 엄두도 못 낼 양복이 최신 패션이 돼버렸다. 긴 다리를 강조한 바지는 깡마르지 않으면 입을 수가 없다. 걸친 옷보다도 드러나는 몸을 강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날씬함을 약한 것과 동일시했던 의식도 진부한 것이 되고 결국 이런 사회풍조는 섭식장애인 거식증으로부터 남성들이 더 이상 자유로울수 없는 이유가 된다. 다른 사람에게 멋지게 보이기 위한 인위적 학대가 거식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먹는 행위는 곧 생존이며 이를 거부하는 건 스스로 생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실제로 거식증 환자의 15%는 죽음에 이른다.

자신이 야위어가는 사실조차 모른채 음식을 거부하다가 생을 마친다는 것은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심지어 어떤 이들은 하루에도 서너번씩 몸무게를 확인하기도 한다. 음식과 체중이 삶의 중심이 되는 이들에게 거식증은 도움을 구하는 외침이기도 하다.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삶을 자기를 파괴해 통제하려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도 한다.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이 질환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위험 신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초창기에는 체중이나 외모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며 다이어트에 돌입한다. 이때까지는 사춘기를 지나 외모를 가꾸는 젊은 여성에게 나타날 수 있는 보편적 현상이다. 점차 과도하거나 엄격한 운동 체계를 스스로 세우고 음식이 있는 장소를 의도적으로 피하기 시작한다. 이 밖에도 혼자 먹고 싶어 하거나 좋지 않은 음식을 먹은 후 지나칠 정도로 걱정을 하는 등의 심리적 증상을 보인다. 식사 후 곧장 화장실에 달려가거나 본인이 먹은 것을 확인하기도 한다.

섭식장애는 본인뿐만 아니라 부모ㆍ형제ㆍ친구 등 지켜보는 주변인에게 고통을 주는 동반성 질환이다. 그런데 거식증 환자는 자신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인정하지 않는다. 제3자가 억지로 음식을 먹게 강요하는 것도 별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자신의 상황을 본인이 스스로 인정하고 전문가를 포함한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으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본인과 다른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열면 의외로 치료가 쉽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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