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시장 위축 언제까지…

▲ 미 고용시장은 글로벌 통화정책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다.[사진=뉴시스]
미국 고용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을 가늠하는 핵심적 판단기준이다. 고용시장의 상황에 따라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의 강도가 결정된다는 얘기다.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봄바람이 불어야 미 고용시장의 상황을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고용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1월 고용시장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부진했기 때문이다. 1월 미 비농업취업자는 시장예상치 19만명을 크게 밑도는 11만3000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8~11월에 월평균 21만9000만명이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개월 연속 급감이다. 지난해 연말 소비시즌에 일시적으로 크게 늘어났던 소매업 취업자수도 1만2990명 감소로 돌아섰다. 미국의 올 1월 실업률이 5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6.6%를 기록했음에도 ‘고용시장의 개선’으로 보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용시장의 부진은 증시에도 영향을 끼쳤다. 2월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금융상품의 기준이 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실망스런 고용지표로 두달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179포인트 하락한 1만6257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은 61.36포인트 빠진 4113, S&P500은 23.17포인트 내린 1819로 장을 마감했다. 

일부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미 고용시장의 부진’을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실시 후유증’으로 판단한다. 시장이 살아나기도 전에 테이퍼링을 실시해 ‘경기회복이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키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용시장의 부진을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무엇보다 최근의 고용지표 부진은 기상여건 악화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영향으로 판단된다. 현재 미 중동부 지역은 극도의 한파와 폭설 등으로 도시 기능이 거의 마비되다시피 한 상태다. 서부지역은 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실제로 기상여건 악화가 지난해 12월엔 상품생산업 취업자, 올 1월엔 서비스업 취업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더스쿠프 그래픽]
이상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겨울엔 기상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동절기 고용시장이 부진했다”며 “반대로 고용이 늘어나는 봄철엔 회복속도가 빠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2개월 연속 고용시장이 부진했음에도 이를 ‘2014년 침체의 전조’로 해석하긴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이상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2월과 올 1월의 고용통계를 보고 2014년 고용시장의 추세를 예단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올해는 월평균 20만명 안팎으로 비농업취업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Fed 통화정책의 핵심적 판단기준은 고용시장이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 시장에 풀린 돈을 덜 끌어들여 ‘회복세’를 돕겠다는 게 Fed의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고용시장의 부진은 테이퍼링 정책의 약화 가능성을 제기한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취임 후 첫 공개발언에서 “고용시장 회복과 물가 수준이 Fed의 목표에 미치지 못한 점을 감안해 기준금리 동결 등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옐런 의장의 이 발언은 테이퍼링 우려를 불식시켜 고용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어찌 됐든 글로벌 통화정책의 바로미터 ‘미 고용시장’의 추세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최근의 고용시장 위축의 이유가 ‘테이퍼링’인지 ‘혹한’인지 검증되지 않아서다. 미 고용시장의 민낯은 ‘봄바람’이 불 때서야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은경 더스쿠프 객원기자 kekisa@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