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법도 막지 못한 왕서방 탐욕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힘은 셌다. 중국 춘절 기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 방문객은 국내 백화점과 면세점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여유법 시행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는 기우에 불과했다. 요우커, 더 무서운 ‘포식자’가 됐다.

▲ 올 춘절 기간 유통업계가 중국 고객들로 미소 지었다.[사진=뉴시스]
여유법(쇼핑 강요하는 패키지 관광 금지하는 중국의 관광진흥법)의 후폭풍은 생각보다 약했다. 지난해 10월 여유법이 시행됐음에도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시장에서 푼 돈은 늘었다. 중국 춘절 연휴기간(2월 1~9일), 백화점 매출 추이를 살펴보자. 롯데백화점의 1월 31일~ 2월 9일 중국인 매출(은련카드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해 3년 연속 세자릿수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중국인 매출은 전체 외국인 매출의 80%, 본점 총매출의 25%를 차지했다.

현대백화점은 1월 31일~2월 6일 매출(은련카드 기준)도 지난해보다 165% 껑충 뛰었고, 특히 젊은층인 20~30대 매출 신장률은 253%에 달했다. 지점별로는 압구정 본점 실적 증가율이 174%로 가장 높았고 무역센터점은 무려 151%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는 춘절 기간 평소보다 2.5~3배 많은 중국인 고객이 방문했다. 주말(2월 1일~2월 2일) 이틀 동안 방문객만 2300명에 달한다.

▲ [더스쿠프 그래픽]
국내 면세점도 ‘춘절 특수’를 누렸다. 롯데면세점에서 올해 춘절기간(1월 31일∼2월 6일) 중국인 매출은 전년(2012년 2월 9일∼2월 15일) 대비 60~70% 늘었다. 신라면세점에서도 춘절기간 중국 고객 매출이 전년대비 70% 가량 늘었고, 은련카드 매출은 80% 증가했다. 올 1월 중국인 방문객 수는 19만6000여명으로 전년 동기(16만7000여명) 대비 17.6% 증가했다. 전체 관광객 중 차지하는 비중은 26.1%로 4분의 1 이상이었다.더 흥미로운 건 요우커의 소비성향이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명품집착증은 심해졌고, 저가패션브랜드에 눈독을 들이는 요우커도 늘어났다. 요우커가 ‘무서운 포식자’가 된 셈이다.

젊은 소비층 새롭게 급부상

▲ [더스쿠프 그래픽]
신세계백화점에서 루이비통·샤넬·버버리 등을 포함한 중국인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두배 이상 증가했다. 보석과 시계류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예물로 주로 쓰는 까르띠에·불가리·반클리프 앤 아펠 같은 주얼리·시계부문의 중국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2.5배가량 늘었다. 이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쥬얼리·시계 매출에서 중국인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MCM·까르띠에·샤넬·티파니·바쉐론 콘스탄틴·루이비통 등의 명품 브랜드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저가의 패션 브랜드도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 패션브랜드인 스타일난다는 롯데백화점 본점 구매건수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하며 약진했다. 지난해 구매건수 1위 브랜드는 ‘MCM’이었다. 스타일난다는 매출에서도 ‘프라다’ ‘크리스찬디올’ 등 명품 브랜드를 누르고 7위를 기록하는 이변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구매건수 기준으로 스타일난다를 비롯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인 투쿨포스쿨과 편집숍 원더플레이스 등이 10위권 안에 들어 중국 젊은 소비층이 새롭게 급부상했음을 실감케 했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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