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이 바꿔 놓은 ‘희비쌍곡선’
안전이 바꿔 놓은 ‘희비쌍곡선’
  • 김은경 객원기자
  • 호수 81
  • 승인 2014.02.25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ekly Good & Bad

안전은 기업경영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다. 안전관리에 신경을 기울이면 많은 걸 지킬 수 있지만 안전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 사고는 불시에 닥치지만 안전은 평소에 관리할 수 있어서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대표와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엇갈린 운명은 ‘안전경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시사한다.

Good |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대표
“안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

대우조선해양이 조선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안전ㆍ보건 ‘전국 최우수’ 업체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대우조선해양은 2월 20일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KOSHA) 주관으로 실시한 조선업 안전ㆍ보건 이행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업체로 선정됐다. 이는 2011년부터 고용노동부가 국내 100인 이상 26개 조선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평가제도다.

안전보건공단과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이 각 조선소의 안전보건 시스템과 안전 활동, 조치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관리 수준을 평가한다. 대우조선해양은 4개 분야 69개 세부항목에 대한 현장ㆍ서류 심사 결과 대형 3사를 포함한 전체 조선업체 중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평가에서 ‘우수’ 등급,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양호’ 등급을 받았다. 대우조선해양은 2012년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를 받아 ‘2013년 조선업 안전보건 이행평가’의 대상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번 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아 명예를 회복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안전ㆍ보건 문화 정착과 관련 교육, 유해ㆍ위험성 방지, 현장 안전ㆍ보건 이행 시스템 등 4개 분야의 69개 세부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우조선의 안전ㆍ보건 이행결과가 개선된 덴 이 회사 고재호 대표의 노력도 한몫했다. 1980년 대우조선에 입사해 CEO까지 오른 고 대표는 지난해 ‘안전보건 경영시스템’ 구축을 이끄는 등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힘을 쏟았다. ‘안전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는 철학에서였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임직원의 건강과 안전, 환경업무를 관장하는 별도의 조직을 운영했다”며 “협력사까지 포함한 모든 직원에게 교육 콘텐트를 제공하는 등 사고 없는 작업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한 점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Bad |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안전 잃자 모든 걸 잃었다”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 터졌다. 2월 18일 밤 9시15분께 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위치한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 2층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하던 부산외대 아시아대학 신입생과 이벤트 회사 직원 중 10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원인은 ‘안전불감증’이다.

사고 강당은 2009년 6월 경주시에서 체육관 시설로 허가를 받았고, 같은해 9월 사용승인이 떨어졌다. 하지만 특별법상 안전관리 대상기준 면적인 5000㎡ 이상 규모에 미치지 못해 안전진단을 단 한번도 받지 않았다. 더구나 기둥 없는 건물에 50㎝가 넘는 눈이 쌓였는데도 이를 치우지 않고 학생들을 들어가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코오롱이 안전관리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인지 2월 18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현장을 방문한 이웅열 회장은 빠르게 사죄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번 사고로 고귀한 생명을 잃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와 가족에게 엎드려 사죄한다”며 “특히 대학생으로 꿈을 피우기도 전에 유명을 달리해 애통한 마음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경주 붕괴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개인재산을 내놓기로 했다. 이 리조트는 코오롱이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이동찬 명예회장과 이웅열 회장이 각각 26%, 24%씩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 그룹 관계자는 “희생자 유가족들과 보상 문제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이 빠르고 원만한 합의가 유족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길”이라며 “유족에 대한 보상액 중 일부를 개인적으로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은 안전을 잃었지만 유족들은 모든 걸 잃었다.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인재, 가혹하다.
김은경 더스쿠프 객원기자 kekisa@thescoop.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경인로 775 에이스하이테크시티 1동 12층 1202호
  • 대표전화 : 02-2285-6101
  • 팩스 : 02-2285-6102
  • 법인명 : 주식회사 더스쿠프
  • 제호 : 더스쿠프
  • 장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2110 / 서울 다 10587
  • 등록일 : 2012-05-09 / 2012-05-08
  • 발행일 : 2012-07-06
  • 발행인·대표이사 : 이남석
  • 편집인 : 양재찬
  • 편집장 : 이윤찬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병중
  • Copyright © 2020 더스쿠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thescoop.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