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 性과학 코너

▲ 섹스토이를 잘 활용하면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사진은 바이브레이터의 탄생을 그린 영화 ‘히스테리아’.[사진=뉴시스]
성에 대한 사회인식이 많이 변했다. 친구와 은밀히 나누던 성담론이 언제부턴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서 서슴없이 나온다. 방송에서도 아슬아슬한 성담론 프로들이 종종 방영된다. 주변에선 노골적인 성기 모형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명이 남근마을인 곳도 있고, 간판을 남근카페로 붙여놓은 곳도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 남근 관련 행사나 볼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최근 속초시에서는 전국남근조각경연대회가 열렸다. 나무로 된 남근조각이나 흙을 빚은 남근모형 도자기를 전시한 거다. 과거엔 그런 게 있어도 애써 못 본 척 외면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엔 잘 보이는 곳에 진열해 놓고 모두가 보길 권한다. 함께 보고 ‘공범’이 되면 성에 대해 아무리 근엄한 사람도 가면을 내려놓고 분위기를 즐기게 된다.

부부간 성생활에서도 성기모형은 그런 역할을 한다. 딜도나 바이브레이터와 같은 섹스토이가 그 예다. 실제로 부부간 성생활에 변화를 주기 위해 섹스토이에 관심을 갖는 부부가 늘고 있다. ‘섹스는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자연스럽고 거부감 없이 남성과 여성의 성기가 맞닿는 섹스라야 제대로 된 사랑이라 생각해서다. 굳이 섹스토이를 사용하면서까지 섹스를 해야 하냐는 거다. 혐오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섹스토이를 잘만 이용하면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성기능장애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비뇨기과에서도 간혹 성기능장애나 요실금 치료목적으로 섹스토이를 권한다.

반복되는 일상과 똑같은 패턴의 섹스로 결혼생활에 권태기가 올 때, 부부 합의 하에 섹스토이를 이용하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자신의 성감대가 어딘지 잘 모르는 여성에겐 성감대를 찾아주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특히 여성 중엔 오르가슴 장애나 질경련 등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르가슴 장애는 성행위를 해도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고, 아무런 감흥이 없는 경우다. 감흥이 없으니 섹스를 적극적으로 할 수 없고, 수동적이어서 상대방도 힘들다.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면 정신적으로 섹스를 즐길 여력이 없다. 섹스토이는 남성과의 직접적인 섹스가 아니기 때문에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다. 질경련은 상대의 성기가 삽입을 하려 해도 질 입구가 열리지 않아 섹스를 하지 못하는 경우다. 의지와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는 건데, 이때 섹스토이를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다만 섹스토이를 사용할 때는 몇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청결이 가장 중요하다. 세균에 감염돼 질염ㆍ방광염ㆍ치질ㆍ치루 등이 생길 수 있어서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지 말고, 항상 비누로 깨끗이 씻어 보관해야 한다. 콘돔을 사용하면 청결과 윤활제 역할을 동시에 꾀할 수 있다. 모양이 조악하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섹스토이는 여성의 질 내부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어 피하는 게 좋다. 
이윤수 한국성과학연구소 소장 penilee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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