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CEO | 김진우 디스코 대표

학생에게 ‘무료 프린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신 프린팅 종이에 지역매장의 ‘쿠폰’을 싣는다. 지역매장 사장으로부터 ‘프린팅 서비스’ 비용을 받고, 학생들은 쿠폰으로 소비를 하는 방식이다. 지역경제를 선순환시키겠다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눈에 띈다. 마케팅 기업 ‘디스코’의 김진우(24) 대표를 만났다.

▲ 김진우 대표(가운데)는 “무료 프린팅 서비스를 시작으로 20대의 합리적 소비를 돕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2012년 가을, 제대를 앞둔 김진우(24) 디스코 대표는 사업구상에 여념이 없었다. 그를 사로잡은 것은 ‘무료 프린팅 서비스’. 워터마크(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개발된 복제방지 기술)에서 착안한 아이템이다. 김 대표는 워터마크를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를테면 무료 프린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출력문서 여백에 특정 브랜드나 광고문구를 노출하는 것이다. 괜찮은 생각이었지만 단념해야 했다. 상품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이템을 살릴 방법을 강구했다. 그때 스터디카페를 이용하는 친구들의 불만이 떠올랐다. 스터디카페에서 공부를 하다 보면 출력을 할 일이 많았다. 가격은 장당 100원(흑백프린트) 혹은 300원(컬러프린트). 50장을 출력한다면 밥값(5000원)을 몽땅 써야 하는 격이었다. 스터디 후 밥을 먹거나 차까지 마시면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친구들은 “프린팅 비용과 밥값을 지출하려니까 부담된다”며 울상을 지었다.

김 대표는 ‘무료 출력’을 시도했다. 문제는 종이값과 잉크값을 어디서 마련하느냐였다. 그는 ‘할인쿠폰’ 전략을 떠올렸다. 출력할 종이에 동네상권 매장의 ‘할인쿠폰’을 실어주겠다는 거였다. 이를테면 지역매장의 상인이 광고비 형태로 무료출력종이에 할인쿠폰을 싣고, 학생들은 출력을 무료로 하는 거다. 대신 학생들은 이 쿠폰을 활용해 해당 매장에서 소비를 한다. 지역상권을 살리는 ‘선순환 구조’인 셈이다.

제대 후 김 대표는 주변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절친한 친구였던 이형범(24) 마케터가 가세했다. 이후 류원경(24) 개발자와 김현지(24) 디자이너가 합류했다. 네사람은 합리적인 소비를 돕는다(Discount your cost)는 뜻을 담아 사명을 ‘디스코(Disco)’라고 지었다.

4명의 청년들이 의기투합했지만 시작부터 벽에 부닥쳤다. 창업자금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공모전을 접했다. 디스코는 지난해 12월 ‘서울시 청년창업 프로젝트’ 우수창업자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프린트로 출력되는 할인쿠폰은 즉각적인 소비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디스코가 대기업이 아닌 지역상권을 마케팅 대상으로 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금을 마련한 디스코는 사업준비에 착수했다. 출력문서 여백에 쿠폰을 선택해 출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프린트 업체ㆍ할인쿠폰 업체ㆍ스터디카페를 확보했다. 디스코는 올 2월 5일 2개의 스터디카페에서 무료 프린팅 서비스를 론칭했다.

▲ [더스쿠프 그래픽]
서비스를 론칭한 지 이제 1개월. 사업의 성패를 판단하기엔 이르지만 서비스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하다. 사람들은 무료 프린팅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일주일에 5개 쿠폰을 받고, 그중 2개를 사용했다. 설령 이용자가 쿠폰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출력물을 보면서 해당 상표와 서비스를 인식하는 효과가 있었다. 디스코는 이를 다양하게 분석해 광고주에게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주목할 것은 디스코가 앞으로 선보일 서비스다. 김 대표는 “올 연말 캠퍼스 투어를 진행하며 20대를 위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대의 합리적인 소비를 돕는 마케팅기업 디스코. 이들의 도전은 시작됐다.
김건희 더스쿠프 기자 kkh479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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