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증대 없이 부채 줄이라고?
소득증대 없이 부채 줄이라고?
  • 김건희 기자
  • 호수 82
  • 승인 2014.03.05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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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구조개선방안 괜찮나

정부가 가계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와 분할상환으로 전환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가계부채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고 가계소득을 개선하겠다”고 말했지만 방법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답변을 제시했다. 그의 애매모호한 답변처럼 가계소득 증대 없이 가계부채를 줄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 정부의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방안’엔 가계부채 구조조정만 있고 소득증대를 위한 대책은 없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마련한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방안’의 핵심은 ‘완만한 가계부채 구조조정’과 ‘가계소득 증대’다. 급증하는 가계부채의 속도를 조절하고, 가계소득을 늘려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얘기다.

정부는 2월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구조개선 촉진방안’ 합동 브리핑을 갖고,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낮춘 후 소득을 늘려 현재 163.8%인 소득 대비 부채비율을 2017년까지 5%포인트가량 낮추겠다고 밝혔다. 대안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서 고정금리와 비非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비중은 2017년 말까지 40%로 확대할 방침이다.

▲ [더스쿠프 그래픽]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지난해 4분기 1021조원을 기록했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 494조원이었던 가계부채는 9년 만에 2배 넘게 증가했다. 정부는 해결책으로 가계대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시장의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10% 중반대인 주택담보대출에서 고정금리와 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2017년까지 각각 40%로 높이겠다는 거다.

이를 위해 변동금리 대출시장은 금리 상한선을 두거나 만기 5~10년 동안 분할상환하는 상품을 출시한다. 하지만 고정금리대출의 비중을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은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을 현재 15.9%에서 2017년 40%로 높이라는 건 무리한 정책”이라며 “변동금리의 기준금리로 널리 이용되는 코믹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하는 반면 고정금리는 상승세라 시장원리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변동금리 대출이 소비자들에게 유리했지만 이를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 1000억원 돌파

내년부터 신규대출자에 한해 고정금리에 비거치식 분할상환인 주택구입자금대출에 대해서는 소득공제 한도를 1500만원에서 1800만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만기가 10~15년인 대출자도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스스로 일시상환대출의 비중을 줄이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테면 일시상환대출 등 고위험 가계대출에 대한 BIS(국제결제은행)위험가중치를 35~50%에서 35~70% 상향 조정하는 것이다. 은행 스스로 대출 구조를 개선하도록 압박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완만한 가계부채 구조조정’과 관련된 내용만 있을 뿐 가계소득 증대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은 빠졌기 때문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소득 증대 대책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득을 증대해 가계부채를 개선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정부가‘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것은 가계부채 구조 개선과 공공기관 부채 감축이다. 가계부채가 공공기관 부채와 함께 한국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현실 가능성이다. 공공부문 부채 감축의 경우 개혁에 속도를 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가계부채는 빈껍데기란 평가가 많다.
김건희 더스쿠프 기자 kkh479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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