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성의 신용 Tech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텔레마케팅(TeleMarketing)전화. TM전화에서 해방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관심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 한마디면 된다. “회의중이다” 혹은 “나중에 다시 전화해 달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정보를 노출하는 거다. 텔레마케터가 이 시간대 이 사람이 전화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 TM전화를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거절의사를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다. [사진=뉴시스]
언제부터인가 ‘공짜 최신 스마트폰’을 교체해준다는 내용의 전화와 문자를 받기 시작했다. 심지어 ‘우수고객’ ‘이벤트 당첨’이라는 말도 서슴없이 꺼내며 스마트폰 교체를 권한다. 필자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 접한 스팸전화와 스팸문자다.

요즘 텔레마케팅(TeleMarketing)의 홍수시대라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업들의 텔레마케팅 영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TM은 전화 등을 이용한 통신판매다. 판매자는 소비자나 수요자층을 선정한 후 전화를 걸어 상품의 내용을 소개하고, 구입하도록 권한다. 최근엔 연예인ㆍ스포츠스타 등 유명인사를 동원해 홍보를 한 후 상담전화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TM이 활성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TM의 장점은 세가지다. 거래를 신속하게 할 수 있고, 저렴한 값에 구입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대화를 통해 판매자와 접촉한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구입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TM의 서비스는 고객이 걸려온 전화를 받는 ‘인바운드 서비스’와 고객에게 전화를 거는 ‘아웃바운드 서비스’로 나뉜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인바운드 서비스인데, 대표적인 게 기업의 고객센터다. 만약 소비자가 TV홈쇼핑을 보고 상담요청을 한 뒤 마케터와 통화를 했다면, 인바운드 서비스에 해당한다. 반면 소비자들의 휴대전화나 집전화로 걸려오는 상품 홍보 및 판매전화는 아웃바운드 서비스다.

▲ [더스쿠프 그래픽]
일반적으로 TM은 회사 내 직원을 두고 하는 인하우스 방식이 있고, 외부 전문업체를 통해 아웃소싱 방식이 있다. TM이 도입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대부분의 기업이 인하우스 방식을 택했다. 최근엔 기업이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TM전문업체와 계약을 맺고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업종이 보험과 휴대전화다. TM 전용 보험ㆍ휴대전화 상품을 출시할 정도로 TM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동안 중소형 보험사들이 주로 TM영업을 활용했다면 최근에는 보험설계사를 통해 대면영업을 하던 대형보험사들도 TM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문제는 TM영업이 활성화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이 증가하고 있는 거다. 텔레마케터들이 무차별적으로 거는 전화를 받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어서다.

“회의 중” 답변 좋지 않아

그렇다면 여기서 기업의 영업부서는 고객의 정보를 어떻게 확보하고 관리를 할까. 영업부는 데이터베이스 서비스업체와 계약을 맺고 카드사ㆍ홈페이지 등에서 고객에 대한 자료를 명부를 확보한다. 이것이 TM영업에 활용되는 것이다. 제3자 제공에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알 수 없는 곳에서 TM전화가 온다면 이런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TM전화에서 해방되는 좋은 방법은 간단하다. 마케터에게 거절의사를 분명하게 밝히는 거다. “관심 없다” 한마디만 하면 된다. 단순한 듯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만약 “회의 중이다”고 말하거나 “나중에 다시 전화를 달라”고 말한다면 오히려 자신에 대한 정보를 TM전화에 노출하는 꼴이 된다. 텔레마케터 입장에서는 이 시간대 이 사람은 회의를 하거나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라서다. 혹자는 광의의 정보라서 대수롭지 않은 것 아니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 수신자가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시간대를 아는 것만큼 텔레마케터에게 값진 정보는 없을 것이다.

▲ [더스쿠프 그래픽]
그렇다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TM전화에 “관심 없다”고 말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거절의사를 분명하게 밝힌 사람은 TM영업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이유는 분명하다. 소비자가 ‘관심이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방법이 모두 통하는 건 아니다. 정상적인 TM전화도 있지만 불법TM도 많기 때문이다. 불법TM으로 인한 불완전판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경우 한국인터넷진흥원의 ‘불법스팸 대응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불법스팸으로 신고를 하려면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신의 이름ㆍ전화번호ㆍ이메일주소ㆍ가입한 통신사 등을 밝히면 된다.

이동통신사의 가입을 유도하는 불법TM을 수신받은 경우라면 이통사의 불법TM 신고 포상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불법TM 신고 포상제도는 일정 요건에 따라 신고를 통해 불법TM이 확인되는 경우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는 지난해 6월 4일부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6월 4일 이후 수신한 불법TM 건에 한해 신고 가능하다. 소비자보호원에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어느 곳에서든 불법TM을 신고할 때는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불법TM과 통화를 했다면 전화 내용을 반드시 녹음해야 한다. 불법TM과의 수ㆍ발신 내역을 증빙할 수 있는 통화목록ㆍ수신날짜ㆍ수신번호 등 증거자료를 제출하면 불법TM을 색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불법TM전화에 넘어가 상품을 구매했다고 하더라도 대응방법은 동일하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신속하게 신고를 해야 한다. 우연히 걸려온 전화였고, 물건을 사고 만 것이니 앞으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불법 TM전화 받았다면 녹취부터 해야

불법TM업체는 이미 나의 신상정보를 파악한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게다가 상품을 구입한 순간 신상정보뿐만 아니라 신용정보까지 도용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마냥 내버려 둔다면 2차ㆍ3차피해가 이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가급적이면 불법 TM전화는 통화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만약 상품을 구입했다면 신속하게 신고해야 한다.

▲ 이동통신사의 가입을 유도하는 불법TM을 받았다면 이통사의 불법TM 신고포상제도를 활용하면 된다. [사진=뉴시스]
불법 TM전화가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TM영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의 TM전화가 쏟아진다는 민원을 받고 소비자의 분명한 동의가 있을 때만 자동차보험 가입을 전화로 권유하고 있다. 올 1월 27일 금융감독원은 TM영업을 전면 금지하는 공문을 사업체에 내려 보냈다. 금감원은 고객에게 먼저 매체를 통해 접촉하는 것은 금지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소비자의 분명한 동의가 있을 때만 상품가입을 전화로 권유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할 방침이다. 올 4월 운영을 앞두고 있다.

우리는 개인정보가 돈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정보유출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면 근본원인을 파악해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정보가 공유된 상황에서 미연에 방지한다는 건 사실상 어려운 얘기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투철한 신고정신을 발휘해 2차ㆍ3차 사고를 막는 것이다. 개인의 보안의식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동성 희망체크론 팀장 minjong802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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