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부품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무엇보다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 부품업체와 역할 분담을 제대로 해야 한다. 갑甲과 을乙의 관계가 아닌 상생의 관계는 기본이다. 연구개발(R&D) 부문도 강화해야 한다.

▲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모듈공장의 새시모듈 생산 라인 [사진=뉴시스]
현대모비스는 세계적인 규모의 자동차 부품업체다. 이 회사는 글로벌 매출이 점차 늘고 있고, 자동차 부품업체로서의 전문성도 높여 나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무려 34조1985억원과 2조9244억원을 기록했다. 한편에서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슈퍼 갑甲’ 역할을 하며 부품기업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지나치게 순정품(자동차 제작업체가 공급하는 부품)만을 취급한다”는 등 현대모비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가 갖고 있는 순기능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해외 관심사 중 하나는 성장하고 있는 현대차의 경쟁력과 그 한축을 맡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역할이다. 특히 도요타의 부품 결함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현대차의 품질 경쟁력을 이끄는 현대모비스의 ‘모듈(Module)화’가 주목받고 있다. 모듈화란 부품회사가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을 큰 단위의 부품으로 만들어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생산방식을 뜻한다. 단순한 1차 부품이 모여 조립 부품이 되고, 이것이 모여 엔진ㆍ변속기ㆍ새시 등 차량의 주요 모듈이 된다. 이를 조합하면 완성차가 만들어진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완성차의 조립ㆍ생산을 위해 중간 단계에서의 모듈화를 통해 부품 검증, 비용 절감, 높은 생산성을 지향한다.

현대차 주요 공장이 해외에 세워질 때마다 현대모비스 역시 같은 지역에 모듈 공장을 건설했다.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업체도 그 시장에 함께 진출했다. 현대차가 해외 시장에 진출했을 때 단순히 현대차만을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北京의 북경현대차 제3공장을 보자. 현대모비스 모듈 공장에서 섀시를 구성하는 모듈이 북경현대차 조립공장으로 옮겨지고, 새시가 완성된다. 또 다른 라인에선 차체 바디가 조립되고 두 생산라인이 만나 완성차가 만들어진다. 모듈화는 단순화ㆍ기동성ㆍ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생산방식이다. 그 주변에는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핵심 기업이 동반 진출해 제품을 공급한다.

현대차는 베이징에 3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연간 100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중국에서 효율성이나 다양성은 물론 활성화 측면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대차는 곧 다른 지역에 4공장을 준공해 중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현대모비스와 같은 전문 부품기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자동차는 3만개 이상의 부품으로 만들어진다. 하나하나의 부품의 품질이 곧 안전으로 연결된다. 특히 앞으로 스마트 자동차, 친환경 자동차 등 기술이 더욱 다양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품질의 완성도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하지만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부품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언급한 것처럼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 부품업체와의 역할 분담이 더욱 뚜렷해져야 한다. 특히 갑甲과 을乙의 관계가 아닌 상생의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부품을 공급해주는 중소 부품업체들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고, 더 큰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 인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해 연구개발(R&D) 부문을 강화하는 것도 현대모비스의 핵심 과제다. 자동차 시장에서 품질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립 완성도와 품질 제고를 좌우하는 현대모비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또 일반 소비자들은 현대모비스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완성차 제작에서 현대모비스가 맡은 역할과 중요성을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향후 차세대 친환경차 개발과 보급 측면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부품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현대모비스가 잡을 수 있을까. 현대모비스의 현명한 선택과 역할을 기대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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