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이상화 선수의 몸은 근육질이다. 하지만 피트니스센터에서 온종일 운동하지 않으면 그런 몸을 갖기 어렵다. [사진=뉴시스]
다이어트는 건강하게 균형잡힌 영양을 의미한다. 균형이 강조되는 다이어트의 특성상 편향적 식습관이나 운동으로는 체중을 줄일 수 없다. 다이어트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체중감량을 기치로 내걸고 특정성분의 제품이나 운동기구를 권유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그들이 판매하는 제품이 과연 모든 사람에게 균형 잡힌 삶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까.

주위에 널린 건강고수들이 주장하는 각자의 건강비법들이 우리 모두의 보편적 건강지표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의 방향을 열어 준다는 명분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균형 잡힌 삶을 도와준다면서 특정한 무언가를 팔려고 한다면 이미 그것은 다이어트가 아니다.

격한 운동으로 수분이나 글리코겐을 짜내서 감량을 하든, 절식으로 근육을 풀어서 에너지로 쓰든 체중을 줄이는 것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처럼 쉽다. 체중을 줄여준다는 사람들을 구세주처럼 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문가라면 ‘체중 변화 없이 허리사이즈만 줄여 드리겠습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근육량은 늘리고 체지방만 골라서 빼내겠다는 뜻인데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근육을 늘려야 기초대사량이 커질 것이고 이는 줄어드는 체중에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근육은 무겁기 때문이다.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선수의 공개된 체중이 62㎏이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키가 165㎝인 그녀의 체질량지수(BMI)는 23에 육박한다. 하지만 누가 그녀를 과체중에 육박하는 체형으로 보겠는가. 종벅지(종아리와 허벅지) 둘레의 합이 허리사이즈를 손쉽게 넘어서는 가장 이상적인 몸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올림픽 대표처럼 모여서 합숙을 하거나 평생 피트니스 센터를 출퇴근하며 살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일상에서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리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가공이 되지 않아 체지방 전환율이 낮은 음식을 먹고 야식을 하지 않으며 틈틈이 유ㆍ무산소 운동을 한다면 얼마든지 건강하게 잘 살아갈수 있다.

그러나 생활습관 개선의 노력과 의지를 꺾는 수많은 상품과 서비스가 우리의 주위에 도사리고 있다. 체중 감량의 기치를 내건 제품들의 광고 문구 이면에 살짝 숨어 있듯이 노출돼 있는 경고 문구를 보라. 대부분 “이 제품은 체중감량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고 쓰여 있다. 그러나 ‘도움을 준다’와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건 하늘과 땅처럼 차이가 크다.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말은 도움이 안될 수도 있다는 것과 동의어다. 얼마나 큰 모순인가. 도움이 안될 경우의 면죄부를 공식적으로 구하고 있는 셈이다. 다이어트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사명감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지만 소비자 역시 ‘상술’에 놀아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박창희 프로그래머 hankoo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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