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마농 레스코

▲ 푸치니가 작곡한 ‘마농 레스코’의 한 장면. [사진=뉴시스]
푸치니는 프레보(Prevost)의 소설 「마농 레스코」를 오랫동안 오페라로 작곡하기를 원하였다. 그 내용이 바로 ‘보바리즘(bovarysme)’의 한 장르에 속했기 때문이다. ‘보바리즘’이란 19세기 프랑스 소설가 구스타브 플로베르(Gustave Flaubert)의 소설 「보바리 부인(Madame Bovary)」에서 연유한다. 소설 「보바리 부인」의 주인공인 ‘엠마 보바리’는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을 소설이나 공상 속 로맨스 주인공으로 대입해 열정적인 애정행각에 몰두한다. 결국 그는 의사와의 평범한 결혼 생활을 거부하고 불륜을 좇다 마침내 자살하게 된다.

이런 내용의 「보바리 부인」을 읽고 프랑스의 철학자 고티에(Gautier)가 처음으로 ‘보바리즘(Bovarysm)’이라는 말을 만들었다고 한다. 보바리즘은 낭만주의적 문학사상의 종말을 알리며 새로운 시대를 암시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보바리즘은 19세기뿐 아니라 영원히 유행을 잃지 않는 일종의 ‘정신질환적 성격의 낭만주의’로 인식되고 있다. 푸치니의 ‘마농 레스코’는 프랑스의 작곡가 마스네가 작곡한 오페라 ‘마농(Manon)’이 큰 성공을 거둔 이후에 작곡된 것이다.

1막=18세기 중반 프랑스 학생 데그리에는 아미엔 광장에 처녀들을 꾀러 간다. 때마침 마차에서 마농이 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오빠인 레스코의 강압에 의해 수도원으로 가야 할 운명에 처해 있다. 데그리에와 마농은 첫눈에 반한다. 데그리에의 친구 애드몽도는 늙은 보석상인 제롱드가 그녀를 파리로 데려가려 한다는 사실을 귀띔한다. 데그리에는 마농에게 도시로 함께 가자고 호소한다. 이를 눈치챈 레스코는 마농이 데그리에 대신 제롱드를 선택할 것이라며 그에게 온갖 호의를 베푼다.

2막=마농은 데그리에를 버리고 제롱드의 정부가 되어 호화롭게 살고 있다. 그녀는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데그리에와의 생활을 그리워하며 레스코에게 데그리에 소식을 묻는다. 그 순간 데그리에가 나타나고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불꽃 같은 사랑을 태운다. 이때 제롱드가 들어와 두 사람이 껴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복수를 다짐하며 방을 나선다. 레스코는 빨리 도망칠 것을 권유하나 마농은 제롱드로부터 받은 보석을 챙기는 데 정신이 팔려 허둥댄다. 제롱드가 불러온 호위병들이 도착하고 절도와 매춘 혐의를 씌워 마농을 체포한다.

3막=어느 항구, 마농은 뉴올리언스로 유배형을 받는다. 레스코와 데그리에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애쓰지만 소용없다. 마농과 헤어질 수 없는 데그리에는 배의 함장으로부터 그녀와 함께할 수 있는 허가를 얻어낸다.

4막=아무도 없는 사막. 뉴올리온스로부터 도망친 두 사람은 헐벗고 굶주린 채로 영국령 나라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기력이 남지 않은 마농은 데그리에 품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데그리에는 마농을 끌어안고 절규한다.
김현정 체칠리아 sny409@hanmail.net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