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가 만난 프랜차이즈 CEO | 박정근 야들리애 대표

▲ 박정근 대표는 “점주가 행복해야 본사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사진=지정훈 기자]
스타벅스ㆍ서브웨이는 해외 프랜차이즈다. 세계 각국으로부터 로열티를 받는다. 국내에서도 한해 수십억원이 로열티로 빠져나간다. 그렇다면 로열티를 받는 국내 프랜차이즈는 없을까. 물론 있다. 그중 하나가 야들리애치킨이다. 이 치킨 브랜드는 최근 필리핀에 수수료와 로열티를 받는 방식으로 진출했다.

올해 1월 29일 서울 aT센터에서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해외시장 진출 낭보가 전해졌다. 주인공은 프랜차이즈 치킨업체 야들리애. 필리핀 최대 육가공 기업인 수스타미나 그룹의 계열사 버데빌(Verdeville)과 필리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진출국의 사업자에게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제공하고 수수료와 로열티를 받는 방식을 말한다. 3년 내 20여개의 매장을 필리핀에 오픈한다는 조건이다. 벌써부터 SM몰 입점이 확정되는 등 현지 반응도 좋다. 로열티와 수수료로 2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야들리애의 성과는 이 회사 박정근 대표의 열정이 빚은 결과물이다. 직접 필리핀까지 찾아가 맛을 보여주면서 감동을 이끌어냈다. 감동이 있는 맛, 야들리애치킨의 특별함이다. 박정근 대표는 특별함의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닭은 누구나 취급할 수 있다. 그래서 더 특별한 맛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1년 넘게 오직 닭맛을 내는 데만 매달렸다.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맛은 오직 야들리애만의 맛이다.” 야들리애 가맹점은 현재 50여개다. 특징은 사입이 전혀 없다는 점. 본사 물류를 사용하지 않으면 맛을 낼 수 없다는 얘기다. 제대로 된 프랜차이즈다.

박 대표는 처음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이는 아니다. 인천의 A병원 원무과에서 근무하던 그는 2002년 음식점 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에 퇴사했다. 당시 유행하던 아이템은 찜닭. 그도 찜닭으로 독립창업을 선택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여러 아이템을 전전하면서 빛만 늘어났다. 수업료를 톡톡히 치룬 셈이다. 2006년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자는 생각에 연고가 없는 대전으로 내려갔다. 없는 돈을 쪼개 1000만원 이상을 들여 야들리애라는 브랜드 네임을 정했다. ‘야들야들하다’와 ‘샹들리에’에 ‘사랑愛’를 덧붙여 만들었다. 부드럽고 고급스러우면서 사랑한다는 의미다.

▲ [더스쿠프 그래픽]
대전 은행동에 매장을 오픈한 그는 오직 맛 개발에 집중했다. 한달 9만원의 초라한 여인숙에 머물면서도 온통 생각은 맛이었다. 프랜차이즈를 생각한 그는 대량공급했을 때에도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데 노력했다.

1년여가 지난 2007년 11월 원하는 맛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이와 맞물려 대전 매장에서 맛을 본 고객들 중 가맹점을 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인천에 자체 물류 공장도 본격 가동되면서 가맹점 개설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그의 경영 철학은 정직이다. 가맹점 개설이나 물류에 연연하지 않고 가맹점의 성공을 위해 정직하게 운영하겠다는 의지다. 그의 이런 철학이 반영된 게 야들리애만의 컬처클리닝데이다. 점주를 하루 쉬게 해 가족과 즐기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대신 본사 직원들이 매장 청소부터 운영까지 하루 동안 맡는다. 점주들이 하기 힘든 찌든때까지 깔끔히 청소한다. 수익금은 전액 점주에게 돌려준다.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해 현재 4개 매장에 실시됐다.

롱런하는 브랜드는 항상 역동적이다. 그만큼 고객이 젊어지기 때문. 이를 위해 박 대표도 꾸준히 공부하는 한편 연구인력도 늘릴 계획이다. 가맹점이 장사를 잘 하도록 도와주는 게 본사의 역할이라는 박 대표. 야들리애는 생동감이 넘친다.
이호 더스쿠프 창업전문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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