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 없는 라면’ 전성기

이번엔 ‘국물 없는 라면’이 인기다. 라면업체들은 새로운 볶음면·비빔면을 출시하거나 리뉴얼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국물 없는 라면의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한편에선 반짝 인기에 그친 ‘흰국물 라면’의 전철을 밟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 볶음라면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 인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서울 영등포 선유도역 근처의 한 편의점. 이곳의 매대 한칸은 텅 비어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용기면)이 진열돼 있던 자리다. 편의점 점주는 “요즘 학생들에게 불닭볶음면이 인기”라며 “재고물량을 확보해 놔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이 2012년 4월 출시한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끌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출시 1년여 만인 지난해 5월 10억원 수준이던 월 평균 매출액이 6월 18억원으로 늘었다. 한달 사이 80% 성장한 셈이다.

지난해 10월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더니 4분기부터는 월 평균 6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라면 하나로 월 30억원 매출만 올려도 대박”이라며 “한달 판매량이 1000만개(봉지면 600만개+용기면 400만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라면시장의 트렌드가 바뀌었다. 2011년 흰국물 라면이 인기를 끌더니 지난해부터 국물없는 라면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삼양식품이 내놓은 불닭볶음면이 국물 없는 라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 비결은 매운맛이다.

▲ [더스쿠프 그래픽]
매운맛을 평가하는 스코빌지수가 4404SHU에 이른다. 신라면 스코빌지수의 2배 이상이다. 이런 매운맛은 외국인까지 사로잡았다. 유튜브 스타 조쉬가 최근 지인들과 불닭볶음면 시식에 도전하는 동영상을 만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모디슈머 레시피도 등장했다. 온라인상에 ‘불닭볶음면+짜짜로니’ ‘불닭볶음면+삼각김밥+치즈’ 같은 레시피가 떠돌고 있다. 모디슈머는 제조사의 표준방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요리를 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불닭볶음면은 ‘볶음면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라면업체가 불닭볶음면 대항마를 론칭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11월에는 팔도가 불낙볶음면을, 12월엔 농심이 ‘하모니’라는 볶음면을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면발의 굵기나 매운맛의 정도는 다르지만 이들 제품 모두 국물 없이 액상 소스를 비벼 먹는 볶음면이 콘셉트다. 농심 관계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볶음면이 인기를 ?彭?있어 볶음면 하모니를 출시했다”며 “판매 초기라 지켜봐야겠지만 반응은 좋다”고 말했다.

흰국물 라면 전철 밟을 수도

비빔면도 인기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 자료에 따르면 팔도비빔면은 동절기(2013년 11월~2014년 2월)에만 1000만개가 팔려나가며 지난 4개년 동절기 평균 판매량(500만개) 대비 2배 신장했다. 특히 올해 2월에는 300만개 이상 판매되며 전년 동기비 35% 이상 신장했다. 비빔면의 인기는 불닭볶음면처럼 골뱅이를 넣어 먹는 골빔면 같은 모디슈머 레시피가 한몫했다. 농심도 기존 ‘찰비빔면’에 고춧가루와 참기름을 더한 리뉴얼 제품으로 비빔면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국물 없는 라면이 언제까지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반짝인기에 그친 ‘흰국물 라면’의 전철을 밟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천경희 가톨릭대(소비자학과) 교수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동이 편하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국물없는 라면 시장이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 트렌드가 워낙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국물없는 라면이 언제까지 인기를 끌 수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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