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공격투자에 숨은 뜻

▲ 테슬라는 2020년까지 기가팩토리를 풀가동해 자사의 전기차 판매를 2배로 늘릴 계획이다.[사진=뉴시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태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이른바 나비효과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나비효과로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기자동차 생산업체 테슬라모터스의 날갯짓 덕분이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을 이끄는 곳이 삼성SDI와 LG화학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테슬라모터스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2월 26일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차용(EVㆍElectronic Vehicle) 리튬이온전지 생산공장(Giga Factory)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금은 50억 달러(약 5조3000억원) 수준이다. 테슬라가 20억 달러, 파트너사들이 나머지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테슬라는 16억 달러(약 1조7000억원)의 선순위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플랜도 발표했다.

테슬라가 건설할 기가팩토리는 2017년에 완공해 2020년에 풀가동할 예정이다. 그러면 연간 약 35GWh(70㎾h 전기차 50만대 분량)의 리튬이온전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생산된 리튬이온전지(약 33GWh)보다 많은 양이다. 기가팩토리를 통해 테슬라가 노리는 건 전기차 판매량 증대다. 일단 활물질(전지 속에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물질), 분리막 등 원재료 생산에서부터 리튬이온전지 완제품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루면 규모의 경제를 완성해 원가절감이 가능하다. 테슬라는 기가팩토리가 풀가동하면 ㎾h당 평균 300달러 수준(테슬라 기준ㆍ약 32만원)인 전기차배터리를 200달러(약 21만원) 미만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더스쿠프 그래픽]
전기차배터리의 원가절감은 전기차 가격인하와 직결된다. 테슬라는 2016년 출시 예정인 보급형 전기차 Gen3에 탑재할 배터리 가격을 약 3만5000달러(약 3700만원)로 잡고 있다. 현재 7만1000달러(약 7600만원) 수준인 모델S의 절반 수준이다. 당연히 시장점유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런 테슬라의 계획은 전기차배터리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삼성SDI나 LG화학에는 반가운 일이 아닐 듯하다.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는 것이라서다. 다른 의견도 나온다.

삼성SDIㆍLG화학 등 수혜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건설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전체 전기차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며 말을 이었다. “스마트폰 시장은 2007년 6월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했을 때보다 2010년 6월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갤럭시S를 출시한 이후 더 커졌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테슬라의 공격적인 행보가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개발을 촉진할 수 있고, 이는 한국의 전기차배터리 생산업체들의 수혜로 이어질 수 있다.”

테슬라의 목표인 ‘2020년 전기차 50만대 판매’는 2013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8427만대)의 0.6% 수준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보급형 전기차 출시를 미룰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얘기다. 윤혁진 연구원이 전기차 시장의 파이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윤 연구원은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량이 늘어나면 파나소닉이 전량 공급하는 테슬라의 전기차배터리 물량을 한국기업이 나눠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성장
 
 
 
▲ [더스쿠프 그래픽]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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