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美色에 혼을 뺏길텐가
이래도 美色에 혼을 뺏길텐가
  • 김우일 회장
  • 호수 83
  • 승인 2014.03.14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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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일의 다르게 보는 경영수업⑨

외모를 따지는 기업은 여전히 많다. 기분 나쁜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특히 여자에겐 더 그렇다. 하지만 외모를 인재발탁기준으로 삼아선 되겠는가. 여기 외모지상주의가 불러 일으킨 화禍가 있다.

▲ 때로는 미녀보다 추녀가 낫다. 미색은 기업을 망칠 수도 있다. [사진=더스쿠프]
기업의 생사를 좌우하는 경영자 옆에는 항상 비서(Secretary)라는 여인이 있기 마련이다. 필자가 몸담았던 그룹사는 계열사가 수십개에 달하고 임원수는 500명 정도였다. 보통 임원들에게는 비서 직함을 단 여직원이 배정되는데, 인사과에서 외모를 기준으로 여러 명의 후보를 추천하면 해당 임원이 자기 스타일에 맞는 여직원을 최종 선정했다. 어느날 회장이 한장의 서류를 주며 이런 지시를 했다. 그룹 산하에 있는 병원의 한 의사가 회장에게 ‘투서’를 보내온 것이었다. 계열사 여직원의 정기 신체검사 중 여러 명이 임신 사실을 진단받았는데, 대부분이 임원 비서직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의사는 임원과 비서 간 스캔들이 의심된다고 했다. 500여명의 비서를 관찰했다. 대부분 미색이 출중했다. 임신사실이 거론된 비서들의 임원 사무실과 카드사용 내역을 탐문했다.

이들의 친밀도는 정도를 넘어선 것 같았다. 카드 사용 내역을 보니 백화점에서 물품 구입 등 사적인 용도로 보이는 게 많았다. 심지어 해외출장을 동반한 경우도 있었다. 임원과 여비서의 스캔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기업의 비리와 부실로 이어질 것은 불 보듯 뻔했다. 회장은 필자의 보고를 받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근절책을 주문했다. 필자는 고민에 빠졌다. 경영진단은 누구보다 자신 있었지만 은밀한 남녀간 스캔들을 무슨 수로 막을 수 있겠나 싶었다. 각 임원에게 회장 명의로 경고장을 보내 주의를 환기시킬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굴지의 대기업에서 이런 일까지 하자니 창피한 노릇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한 술집의 호스테스 대기실을 기웃거리게 됐다. 대기실에는 전부 테이블에서 쫓겨난 추녀들이 담배를 피우며 한가롭게 앉아 있었다. 이때 머릿속을 스치며 지나가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회사의 미녀일색 비서진을 모두 추녀로 교체한 것이다. 그 이후로 이런 스캔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승승장구하던 기업도 CEO가 미색을 가까이 하다가 하루아침에 망하는 사례가 왕왕 일어난다.

한 기업의 CEO가 영화배우와 스캔들을 일으켜 회사에 손해를 입혀 결국 부도가 난 경우도 있다. 필자의 친구인 K씨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를 연 매출 1000억원대 기업으로 키웠고 친구의 부인을 비서로 쓸 만큼 실용적인 사람이었다. 그런데 비서가 병으로 그만두게 됐고 새로운 비서를 뽑게 됐는데 이게 비극의 발단이 됐다. 인사부에서는 24세의 미모와 학식을 겸비한 여자를 후임자로 선정했다.

K씨는 새벽 6시에 출근해 밤 1시까지 업무에 전념하는 이른바 워커홀릭이었다. 그를 서포트하는 비서 역시 자연히 밤늦게까지 근무하게 됐고 급기야 해외출장 동반길에 올랐다. 남녀관계는 아무도 모른다는 속담처럼 결혼 후 일밖에 모르던 사장 K씨는 중심을 잃었다. 급기야 김씨는 회사 공금 200억원을 해외지사로 빼돌려 비서와 함께 해외로 줄행랑을 쳤다. 결국 이 기업은 파산했고 수많은 종업원이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 하지만 본인은 브라질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경영자는 모름지기 경국지색을 조심해야 한다. 여비서 역시 미인보다는 평범하면서 능력 있는 여성이 좋다. 외모지상주의에 사로잡혀 비서를 뽑을 때 외모만 보는 기업 경영자들은 잠재적인 기업경영의 지뢰를 밟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김우일 글로벌대우자원개발 회장  wikimokg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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