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가 만난 프랜차이즈 CEO | 정시옥 어반셰리프 대표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생존기간은 얼마나 될까. 한 통계에 따르면 5년 이상 유지되는 프랜차이즈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이런 시장에서 10년 넘게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가 벌집삼겹살이다. 이 브랜드를 탄생시킨 이는 정시옥 어반셰리프 대표. 이제 그가 이탈리안 캐주얼 펍으로 새로운 신화를 만들고 있다.

▲ 정시옥 대표는 이탈리아 펍 '어반셰리프'를 외식업 핫플레이스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어반셰리프는 영어단어 Urban과 Sheriff의 합성어다. 한글로 도시의 보안관을 의미한다. 지친 현대인에게 쉴 수 있는 안식처와 보호받을 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정시옥 대표는 어반셰리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생동감 있는 오픈형 주방, 세련된 인테리어, 차별화된 퓨전메뉴, 신선한 생맥주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쾨베스잔(220·350·700mL) 등 특색이 많은 레스토랑 펍이다.”

출발점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가볍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구하고 고생한 흔적이 고스란히 보인다. 메뉴의 20% 이상은 동종 업계에서 맛보기 힘들다. 2개의 직영점, 12명의 쉐프들이 만들어낸 결과다. 매달 셰프들이 새롭게 만든 요리를 평가하고 반응이 좋을 경우에는 포상도 실시한다. 한마디로 맛으로 승부하려는 브랜드다. 인테리어는 캐주얼레스토랑답게 요란하지 않다. 유행을 타지 않는 단순하면서도 시크하다.

정 대표의 프랜차이즈 철학은 ‘공존’이다. 빠른 확장보다는 실속있는 운영이 먼저라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프랜차이즈 시스템이라도 점주의 마인드가 중요해요. 얼굴을 서로 알고 나면 부담도 있지만, 더 잘하겠다는 생각도 들고, 점주와 교감을 통해 마인드를 이끌어내는 효과도 있죠.” 그는 2002년 28살의 나이로 웨스턴바 2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다. 젊은 호기로 뛰어들었지만, 이 과정은 그에게 프랜차이즈의 큰 그림을 그리게 만들어줬다.

 
“프랜차이즈가 물류산업이라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서민음식으로 도전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벌집삼겹살의 탄생 배경이다. 2004년 론칭한 이 브랜드는 지금도 사랑받는 대표적 고기 브랜드다. 벌집삼겹살은 2011년 일본에도 진출했다. 그는 일본에서 매장을 오픈하면서 점주의 요구와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큰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매장 하나를 오픈할 때 판매 가격, 소비자 만족도, 매장 서비스 등 전반적인 평가가 외부에서 이뤄지더라고요. 서비스와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지만, 일본에서의 경험은 이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어요.”

탄탄한 시스템 구축에 중점

그는 외식업의 본분은 3가지라고 말한다. 음식 만족도, 친절함, 청결함이다. 3가지만 충족이 된다면 장사는 잘 된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콘셉트와 노하우를 담아 탄생한 브랜드가 어반셰리프다. 지난해 6월 론칭한 이후 시스템을 탄탄하게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이를 위해 가맹점 개설에 앞서 서울 가양과 발산에 직영점 2곳을 오픈했다. 직접 운영해보면서 점주의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로 인해 어반셰리프는 입소문만으로 현재 6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2주에 한번 매장 점주들이 모여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것도 어반셰리프만의 특징이다. 프랜차이즈 CEO 중에는 자수성가형이 많다. 이들의 특징 중 하나가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한다는 거다. 정 대표는 이런 고정관념이 걱정이다. 이를 위해 주위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려고 노력한다. 작은 의견이라도 브랜드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주저하지 않는다. 도시보안관이 외식업의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을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이호 창업전문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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