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동의 Inno-Process

국내 최초로 아동내의에 토종캐릭터를 개발해 도입한 기업이 있다. 패션기업 G사다. ‘내의는 패션이다’는 전략으로 지난 21년간 아동의류업계를 주도해왔다. 이 기업의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꾸준하게 사랑을 받은 이유는 뭘까.

▲ 어려울 때일수록 사업 초창기에 세운 원칙을 지켜야 한다. [사진=뉴시스]
패션기업 G사는 아동내의에 유명 캐릭터를 도입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미키마우스와 곰돌이 푸 등 캐릭터가 그려진 이 아동내의는 불티나게 팔렸다.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G사는 급속도로 성장했고, 어엿한 글로벌 중견기업이 됐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캐릭터 저작권사가 라이선스 비용을 과다하게 요구한 것이었다. G사는 매년 프리미엄을 반영한 로열티를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유명 캐릭터의 의존도는 날이 갈수록 커졌다.

해외연수 보내며 토종캐릭터 개발

이런 상황에서 경쟁사가 캐릭터 저작권사에 G사보다 몇배에 달하는 로열티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결국 G사의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은 무산됐다. 자체 캐릭터가 없는 패션기업의 한계가 드러난 거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97년 외환위기(IMF)가 터지면서 G사는 위기를 맞았다. G사는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토종캐릭터를 개발해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실력있는 우수 디자이너를 확보해야 했다. 재정 부담으로 인력 충원이 어려웠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디자이너를 뽑았다. 그 결과 G사의 디자이너 비중은 전체 직원의 30%에 달했다.

▲ [더스쿠프 그래픽]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한 G사는 연구개발(R&D) 비용을 대폭 늘렸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디자이너들을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에 2주 동안 파견했다. 현지의 시장을 조사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외환위기로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시기에 쉽지 않은 일이었다. G사의 투자는 결실을 맺었다. 3개의 토종캐릭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무냐무냐’ ‘첨이첨이’ ‘쿠스쿠스’였다. 토종브랜드가 탄생한 후 자체 브랜드 론칭은 착착 진행됐고, G사는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었다. 국내시장의 점유율을 상승한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에 가속도가 붙었다. G사는 미국ㆍ애틀랜타ㆍ중국ㆍ러시아 등 토종브랜드를 수출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사업분야도 확대됐다. 당초 아동내의 중심이었던 사업구조가 유아복ㆍ성인내의ㆍ잠옷ㆍ양말ㆍ타이츠 등으로 확장된 것이다. 아동내의 전문기업이었던 G사가 에코생활문화기업으로 도약한 셈이다. G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사업 초창기부터 세운 원칙은 3가지다. 친환경 소재 사용, 독특한 디자인, 색다른 감성이 어우러진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원칙 지켜야

토종캐릭터 개발로 창조적인 디자인을 실현한 G사는 천연재료 또한 엄선해 제품을 생산했다. 100% 면제품을 고집하며 유기농 목화 등을 사용했다. G사가 까다롭게 소재를 고르는 이유는 하나다. 아이들이 마음껏 꿈을 꾸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모든 엄마의 마음으로 제품을 생산해야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가지 원칙을 실현한 G사는 제품에 감성을 불어넣는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는 직원에 대한 투자와 기업문화 제고로 이어졌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해외연수 프로그램 운영하는 것은 G사의 선진문화에서 비롯된 결과다. G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오랫동안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이유다.
최명동 메인비즈협회 원장 mdchoi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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