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폭과대株를 주목하라

▲ 국내 증시가 대외악재의 영향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내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띠고 있다. 상승동력이 없는데다 호재보다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증시가 악재에 민감한 건 긍정적일 수도 있다. 호재가 등장할 경우, 반등세가 빨리 나타날 공산이 커서다. 한국 코스피는 예민한 갈대와 같다.

코스피가 200일선인 1951포인트를 밑돌았다. 200일선은 증시의 추세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이동평균선이다. 또한 2월 21일 외국인 대량 매수를 통해 회복한 지수이기 때문에 코스피의 안정성과 방향성을 점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다.

3월 둘째주 코스피 지수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경기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수익률은 마이너스 2.77%로 글로벌 증시 57개국 가운데 37위에 머물렀다. 코스피보다 수익률이 저조한 국가는 러시아ㆍ오스트리아ㆍ폴란드ㆍ헝가리ㆍ독일ㆍ체코 등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이 있는 국가였다. 심지어 회사채 디폴트와 경제지표 부진 이슈가 있었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코스피보다는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가 대외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 [더스쿠프 그래픽]
코스피 시장이 글로벌 증시 중에서도 취약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증시의 색깔이 불분명하고 수급적 한계에 노출돼 있어서다. 수출 의존도와 수출주의 비중이 높은 것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분기마다 반복되는 기업의 실적하향조정, 지난해 4분기 실적쇼크가 이어지면서 실적 신뢰도 역시 나빠졌다. 다시 말해 믿을 만한 모멘텀이나 상승동력이 부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호재보다는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해 악재와 호재의 주가 반영이 빠르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악재에 민감한 만큼 호재가 등장할 경우 증시 상승세로 빠르게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악재가 발생했을 때 금융시장은 가능한 모든 위험을 초기에 반영하려 한다. 이후 과도했던 반응이 완화되고 악재에 적응하는 과정이 진행된다. 악재의 영향력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믿을 만한 모멘텀이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면 과도했던 반응이 곧바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 예를 들어보자. 우크라이나 사태의 경우, 미국과 유럽 모두 군사적 행동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무력 충돌 가능성이 적다. 특히 유럽연합(EU)과 러시아 경제의 상호 연관성을 생각할 때 외교와 국제적 중재를 통한 해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러시아가 EU의 3위 교역 상대국이자 최대 에너지 공급국이라서다. 실제로 러시아 천연가스 수출의 절반가량이 우크라이나를 경유하고 있어 유럽의 강경한 대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이상 기후의 영향이 작용한 것이고 중국은 기저효과와 계절효과에 그 원인이 있어서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ㆍ중국 경기부진의 영향력이 더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투자확대 예상되는 코스닥 시장

이런 맥락에서 코스피는 악재에 적응하는 국면에 진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할 전망이다. 2월 경제지표가 전월 대비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도 코스피의 추가적인 하락압력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던 실적하향 조정세가 잦아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3월 중순을 지나면서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플러스권으로 돌아섰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 [더스쿠프 그래픽]
코스피의 부진에도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대외변수의 부담이 크지 않은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의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3월 13일 기준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이 133조1225억원으로 최고치를 돌파해 코스닥 지수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코스닥의 시가총액은 지수상승 이전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지난해를 비롯한 2005년과 2007년 코스닥 상승기에도 시가총액의 선행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005년에는 코스닥 지수보다 20여일 먼저 시가총액이 이전 최고점을 넘어섰고, 이후 코스닥 지수의 강한 상승세가 나타났다. 2007년에도 시가총액이 고점을 돌파한 이후 3개월의 시간차이를 두고 상승했다. 특히 2007년에는 코스닥 지수가 IT버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에는 코스닥지수보다 일주일 정도 앞서 시가총액이 최고치를 돌파했다.

그렇다면 지금 관심을 가져야 할 종목은 어떤 것이 있을까. 코스피 지수가 분위기 반전을 모색할 경우 최우선적으로 주목해야 하는 업종은 낙폭과대 업종이다. 건설ㆍ은행ㆍ자동차ㆍ자동차 부품ㆍ증권 업종은 가격 이점이 있고 영업이익 전망치가 플러스로 전환해 관심을 가질 만하다. 가격과 기업가치 매력 측면에서도 우선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업종이다.

중소형주의 경우 최근 강세를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패턴에 주목해야 한다. 3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만 350억원가량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오락문화ㆍ의료정밀기기ㆍ소프트웨어ㆍ반도체ㆍ비금속ㆍ금융 업종은 기관투자자의 순매수가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의료정밀기기ㆍ소프트웨어ㆍ금융ㆍ통신서비스 업종은 기관의 순매도 전환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지됐다. 상대적으로 단단한 수급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kmlee337@daish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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