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 性과학 코너 | 발기약 리스크

▲ 발기가 잘 안 되면 먼저 전문가와 상담하는 게 좋다. 사진은 영화 ‘관능의 법칙’의 한 장면.[사진=영화 ‘관능의 법칙’ 캡쳐]
영화 ‘관능의 법칙’을 보면 한 부부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내는 남편에게 일주일에 몇차례씩 정기적으로 부부관계를 가질 것을 요구한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 비아그라를 먹고 야한 동영상을 보면서 발기를 시켜 관계를 갖는다. 중요한 건 영화 속 얘기가 남의 일 같지 않다는 거다.

요즘 ‘약을 먹어가면서라도 꼭 섹스를 해야 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리는 남성들이 많다. 한편에선 부부간의 정기적인 섹스는 ‘의무방어전’이기에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성담론이 자유로워지면서 성에 대한 여성의 입김이 한층 세졌기 때문이다. 특히 부인이 친구 모임에 다녀온 그날 밤은 각별히 조심해야한다.

‘친구 남편은 새 차를 사줬다더라’는 얘기는 약과다. 잠자리 얘기까지 거침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어떤 친구는 남편에게 불만이 많다고 하는데,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요즘도 남편이 변강쇠라 매일 밤 잠자리를 요구해 귀찮다’는 거다. 남편 흉을 본 건지 자랑을 한 건지 모르겠다며 입을 삐쭉이는 부인도 있다. 이럴 땐 재빠르게 화장실에 가서 선반에 숨겨놓은 비장의 약을 입에 털어 넣어야 한다. 내일 아침 일찍 부장회의가 있어 준비를 해야 하지만 오늘밤 비상상황이 먼저다. 오늘 이부자리에서 뭔가 보여주지 못하면 두고두고 잔소리를 듣는다는 건 이제 상식이다.

부부가 오래 살다 보면 서로에 대한 관심이 줄고, 성적으로 무감각해지기 마련이다. 일부 남성은 남성호르몬의 감소로 성욕감퇴가 오기도 한다. 발기강직도가 예전 같지 않고 성적 자신감이 줄면서 성관계도 기피할 수 있다. 이럴 때 발기약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약을 사용하기에 앞서 전문의의 상담과 처방을 받는 게 좋다. 발기가 안 되는 근본적인 원인이 뭔지, 치료는 가능한지, 심장병 등 발기약을 먹기에 위험한 질환은 없는지 등을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부부간 갈등이나 심리적 요인 때문에 발기가 안 될 수도 있다. 또 모든 약은 습관적으로 자주 사용할 때 위험성이나 부작용이 없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발기약 한 알로는 효과가 없어서 2~3알을 복용한다는 이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이는 좋지 않다. 모든 약에 하루 복용량이 정해져 있는 건 부작용 때문이다. 발기약 부작용에는 안면홍조, 두통, 소화불량, 근육통, 충혈, 가슴 두근거림 등 가벼운 것도 있지만, 자칫하면 사망이라는 치명적인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또 발기부전으로 고민하는 경우엔 발기약이 구세주 역할을 하지만, 발기약이 정상적인 사람을 변강쇠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쓸데없이 너무 일찍 자주 사용하다 보면 나중에 필요할 땐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겨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약이 많아진 만큼 자신에게 잘 맞는 약을 선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니 병원 찾는 걸 부끄러워하지 말고, 충분히 상의한 후 발기약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이윤수 한국성과학연구소 소장  penilee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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