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온이 바꾼 신선식품 기상도

신선식품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참외가 대형마트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하는가 하면 이른 봄부터 햇꽃게가 식탁 위에 심심찮게 등장한다. 이상기온으로 출하시기가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봄철음식들, 참 철 없다.

▲ 이상기온 현상으로 신선식품 시장에 변화의 바람에 불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상기온 현상으로 신선식품시장에 이변이 연출되고 있다. 햇꽃게(암게)가 평소보다 보름가량 빠른 3월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는가 하면 여름철 대표 과일 참외와 수박이 대형마트의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다. ‘제철과일’ ‘제철 수산물’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최근 참외는 소비자 인기를 한몸에 얻으면서 대형마트 판매 순위 상위권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참외는 롯데마트의 올 3월 국산 과일 매출 순위에서 사과와 토마토를 제치고 2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수입과일까지 포함한 3월 전체 과일 매출 순위에서도 4위를 차지해 올해 첫 5위권 안에 드는 이변을 연출했다. 참외의 출하 시기는 보통 2월 초로 4월부터 6월까지가 성수기다. 전체 매출의 70% 정도 매출이 이때 발생한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이례적인 고온현상 탓으로 평소보다 열흘가량 빠른 1월 중순부터 참외가 출하를 시작해서다. 대형마트에서도 전년 대비 보름가량 이른 2월 초부터 판매를 시작하고 있다. 출하 물량이 조기에 쏟아지다 보니 가격은 전년 대비 10%가량 저렴해지고 매출은 3.5배 이상 늘었다.

▲ [더스쿠프 그래픽]
4월 중순부터 대형마트에 모습을 드러내는 수박의 이른 등장도 눈길을 끈다. 수박은 평소보다 한달가량 빠른 3월 중순부터 시장에 등장해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마트는 햇수박을 평소보다 3주 빠른 3월 27일 선보이며 한주 동안 경남 함안 지역에서 수확한 수박을 시세보다 10%가량 저렴하게 판매하는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과일시장의 판도 변화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딸기가 감귤을 제치고 국산 과일 매출 1위를 기록한 게 대표적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매출 1위를 차지한 과일은 딸기였다. 딸기가 12월 과일 매출 1위를 차지한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감귤이 줄곤 1위를 차지해 왔다. 감귤의 제철은 보통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다. 그런데 제철이 1월부터 5월까지인 딸기가 감귤을 제치고 12월 과일 매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 [더스쿠프 그래픽]
이는 지난해 늦더위로 경남·산청·진주 등 산지 출하가 2~3주 빨라졌기 때문이다. 이상기온의 영향은 과일뿐만 아니라 수산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햇꽃게가 평소보다 빨리 등장하고 있다. 보통 4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출하되는데 평소보다 보름가량 앞당겨 출하를 시작했다. 지난해 겨울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수온이 높아진 탓에 꽃게 조업이 3월 중순으로 앞당겨진 것이다. 롯데마트는 최근 봄 제철 수산물로 햇꽃게를 시세보다 30% 저렴한 100g당 248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정재우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지난해 복숭아·딸기에 이어 올해 참외·수박·꽃게·도다리 등이 평소보다 빨리 등장하고 있다”며 “소비자는 제철 신선식품을 보다 빨리 맛볼 수 있고,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매출을 늘릴 수 있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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