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일의 Private Lesson

올림픽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에서 성과를 얻으려면 경쟁력 있는 종목을 집중 육성하고, 경쟁팀의 정보를 얻기 위해 힘을 쏟아야 한다. 경쟁력이 떨어졌다면 과감하게 다른 종목을 키울 줄도 알아야 한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는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찾고, 시장의 변화에 수시로 대응할 수 있는 나만의 투자방법을 갖고 있어야 한다.

▲ 스포츠와 재테크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소치동계올림픽이 끝난 지 한달이 지났다. 이번 올림픽은 다양한 이슈를 생산했다. 그중엔 논란거리도 많았는데 그렇다고 스포츠가 주는 감흥까지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올림픽은 4년마다 주기적으로 개최되지만 그때마다 새롭고 신선하다. 다양한 국가가 개최국으로 선정되는 것도 이유이지만,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말이 있듯 스포츠는 결과를 예견할 수 없어 짜릿함이 크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선수 중 하나는 빅토르 안이다. 오랜 부상 끝에 금메달을 딴 것이나 본국을 뒤로하고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것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그의 개념 찬 발언이었다. ‘선수는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 빅토르 안의 발언은 스포츠 선수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재테크에 관심있는 투자자라면 이 말을 기억해야 한다. 스포츠와 재테크는 닮은 점이 무척 많기 때문이다. 스포츠와 재테크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보자.

 
스포츠는 우승 가능성이 큰 종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쇼트트랙ㆍ피겨 등 경쟁자를 이길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재테크는 투자를 해서 수익을 얻는 것이다. 그러려면 이에 걸맞은 종목을 찾아야 한다. 지식ㆍ경험ㆍ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종목을 선정하고,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확신을 갖고 수익을 낼 수 있다. 쇼트트랙은 전통적으로 우리나라가 강세를 보이는 종목이다. 수십년간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효자종목인 셈이다. 그렇다고 이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확인했듯 성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경쟁국의 실력이 향상돼 따라가기 어렵다면 과감하게 다른 종목을 육성해야 한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주식시장 전망이 좋지 않다면 채권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원자재펀드를 투자해볼 만하다. 다양한 종목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늘려가라는 얘기다.

축구ㆍ농구ㆍ하키 등 단체경기는 멀티플레이어가 있어야 한다. 하나의 포지션만 고수해서는 경기 중 긴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테크도 시장의 변화에 수시로 대응할 수 있는 투자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변액보험ㆍ엄브렐러펀드 등 다양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 엄브렐러펀드란 우산 하나에 여러 개의 우산살이 붙어 있듯 펀드 아래 다양한 유형의 하위 펀드가 있어 필요할 때 다른 펀드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펀드의 특징이 우산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일반 펀드의 경우 만기 전에 해지를 하면 수수료를 불입해야 하는데, 엄브렐러펀드는 전환형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불입하지 않고 펀드를 변경할 수 있다.

재테크와 스포츠 연관성 주목해야

운동선수 사이에서는 불문율이 하나 있다. 경쟁에 뒤처졌다면 장기간 걸쳐 노력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거다. 사실 단기간에 선수를 육성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하려면 최소 4년 전부터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 재테크도 이와 다르지 않은데, 큰돈이 들어가는 목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무리해서 단기간에 승부를 보려고 하면 기초체력과 기본기가 약해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김연아ㆍ이상화ㆍ이규혁ㆍ모태범 등 훌륭한 선수들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본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량이 훌륭한 선수를 유망주로 키우는 것이 인재를 만드는 지름길인 셈이다. 자산관리도 마찬가지다. 유망한 신상품에 투자를 해야 한다. 새로 나온 좋은 투자상품이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좋은 투자처라고 판단될 땐 어느 정도 비중을 두고 투자하면 좋다. 스포츠 선수들은 경쟁선수의 움직임을 항상 확인한다. 경쟁팀의 동향을 세심하게 점검해 경쟁자에 정보를 얻는 것이다. ‘적을 알면 나를 안다’는 말이 있듯 상대를 파악하는 게 승리를 쟁취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도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다른 투자자는 어떻게 상품의 정보를 입수하고, 투자전략을 세우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강연회나 모임 등을 통해 공부하는 성실함도 필요하다.

스포츠는 과학이다. 감독이나 코치가 해외파 선수와 스태프를 영입하는 것은 다양한 포지션의 인물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해외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적용하려는 뜻도 있다. 선수의 성향과 신체리듬을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면 그에 적합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과학적인 시스템이 요구된다. 재테크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원리를 깨치고 자신에게 적절한 투자운용 방법을 선택하면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운동선수는 창의적이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쇼트트랙은 한국인의 신체조건과 두뇌플레이의 비중, 날을 미세하게 꺾는 노하우, 좌우근력량을 균형적으로 유지하는 노력 등을 치밀하게 연구해 금메달을 땄다.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 선수가 칼날 내밀기로 금메달을 목에 걸은 것은 이런 창의적인 우승전략이 빛을 발한 사례다. 재테크도 창의력에 따라 투자결과가 달라진다. 열에 아홉이 동일한 방법으로 투자를 한다면 나는 다른 방법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자산관리의 고수라고 불리는 이들은 끊임없이 공부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기만의 독특한 방법을 가지고 있다. 노하우가 없는 승리는 이 세상에 없는 법이다.

여러 명이 함께하는 경기는 팀워크가 생명이다. 팀워크가 중요한 이유는 한명의 실수가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어서다. 한 선수의 욕심이나 실수로 인해 메달은커녕 예선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맛볼 수도 있다. 재테크 역시 가족이나 주변 사람과의 팀워크가 중요하다. 최근 자녀의 경제교육이 인기를 얻고 있다. 자녀를 위해 투자하는 비용이 가정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른바 자녀 리스크다. 자녀는 성장기에 교육비만 들어가지만, 성장 후에는 취업과 결혼 등으로 부부의 자산을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자녀에게 경제를 교육하면 가족이 합심해서 투자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자녀에게 가족의 일원으로 가정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가족이 합심해서 절약하고 투자 재원을 마련한다면 목돈을 만드는 것은 시간문제다.

원칙 지킬 때 결실 맺을 수 있어

운동을 할 때는 기본기가 중요하다. 체력이 뒷받침되고, 운동기술의 기본을 연마한 선수는 고난도의 테크닉을 구사할 수 있다. 재테크 역시 기본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 나의 자산을 지키는 데 기본적인 투자 원칙을 모른다면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리스크를 없애는 방법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스포츠와 재테크는 다른 듯 닮았다. 흥미로운 것은 스포츠와 재테크가 원칙을 지킬 때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다. 문제는 이를 얼마나 오랫동안 끊임없이 지속하느냐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자산을 계획적으로 운영한다면 스포츠도 재테크도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이준일 평생자산관리연구소 대표 wnsdlf2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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