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CEO | 이재석 트래블패키지 대표

▲ 이재석 대표(오른쪽)와 진효성 부대표는 싱가포르나 홍콩의 길안내 앱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애플 앱스토어에 ‘여행지도’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1300여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뜬다. 모든 앱이 검색어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여행앱은 많다. 그중 눈에 띄는 앱이 있다. ‘트립북(trip book)’이다. 인터넷 없이도 앱을 구동할 수 있다. 이 앱을 만든 트래블패키지 이재석 대표를 만났다.

7000명. 애플 iOS 애플리케이션 ‘트립북(trip book)’의 다운로드 횟수다. 트립북은 외국인 관광객(중국인과 일본인)을 겨냥해 앱 제작업체 ‘트래블패키지’가 출시한 서울관광지 길안내용 앱이다. 수십만명 혹은 수백만명이 내려 받은 인기 앱들과 비교하면 보잘 것 없는 수치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수치는 꽤 의미 있다. 앱이 TV광고에 등장하는 요즘 어떤 홍보의 도움도 없이 이뤄낸 결과라서다. 순수하게 입소문을 타고 하루 20~30명씩 내려 받은 결과다.

트립북의 경쟁력은 인터넷이 없으면 무용지물로 전락하는 다른 여행지도앱과 달리 오프라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로밍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은 외국인이라도 이 앱을 이용해 서울을 맘껏 다닐 수 있다. 이재석 트래블패키지 대표는 “인터넷이 되면 다양한 여행정보가 담긴 앱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인터넷이 안 되면 아무리 좋은 앱이라도 무용지물이 된다는 걸 해외여행 중에 경험했다”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똑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해 트립북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아 앱은 가볍고 군더더기가 없다. 무엇보다 서울의 모든 지역을 안내하지 않는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으로 대상을 한정했다. 대신 안내지역은 모두 답사해 골목길까지 상세하게 표시했다. 때문에 처음 방문하더라도 충분히 찾아갈 수 있다.한 목적지에서 다음 목적지로 가는데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 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한 이동경로와 이동거리까지 표시했다.

서울의 주요 관광지 36곳을 고궁, 테마파크, 공원, 대사관 등 6개의 카테고리로 나누고, 각 카테고리마다 음식점, 쇼핑몰, 볼거리, 이벤트 관련 정보를 담았다. 여기에 각종 서비스 제휴를 통해 지도에 나오는 호텔이나 공연장의 바우처도 제공한다. 최근엔 환전, 카지노, 면세 관련 정보도 업데이트 중이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지도에 수채화풍으로 주요 건물을 그려 넣은 거다. 동화 속에 나오는 길을 찾아가는 듯하다. 웹디자인을 하는 대학 동기를 설득해 넣은 그림이다. 이 대표는 “지도를 펼쳐보는 맛은 없더라도 아날로그 감성을 담아 ‘손으로 만든 지도’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만하면 딱 봐도 창업 초보는 아니다. 이 대표는 2005년 서울벤처인큐베이터(SVI)에서 실시하는 청년창업 단기 인큐베이팅(PS WCㆍPre-startup Winning Camp)을 통해 트래블패키지를 창업했다. 여수엑스포 길안내 앱을 만든 공로로 여수시 시장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 경험을 살려 지난해 중소기업청의 ‘창업맞춤형사업화사업’에 지원했고, 선정돼 트립북을 만들었다.

‘길안내 앱’을 순조롭게 론칭한 덴 이 대표의 군대 후임인 진효성 부대표의 역할도 컸다. 지리학을 전공한 진 부대표는 지도제작 관련 전문지식과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했다. 이 대표의 목표는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모든 걸 앱으로 해결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거다. 사명을 ‘트래블패키지’라고 지은 것도 그래서다. 여전히 구로동의 인큐베이터 사무실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싱가포르나 홍콩 등 도시국가형 길안내 앱도 만들어 볼 생각”이라며 글로벌 진출도 꾀하고 있다. 트래블패키지의 미래가 조금씩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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