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국면에 접어든 렌터카 시장

▲ 국내 렌터카 시장의 향후 3년간 평균 성장률이 13%에 달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국내 렌터카 시장의 성장이 예상된다. 우선 소비자의 인식이 변했다. 과거 차량을 ‘소유한다’는 개념에서 ‘사용한다’는 실용성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또한 초기 적은 가격부담과 지속적인 관리 서비스 등 렌터카의 장점도 성장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렌터카 시장이 성장국면에 진입했다. 현대인의 소비 트렌드가 ‘소유’보다는 ‘사용’에 초점을 두기 시작했고,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초기 가격부담이 적고 지속적인 관리 서비스가 장점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과거와 달리 차량의 교체 주기가 짧아진 점도 렌터카 시장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렌터카 시장은 등록대수 기준(2013년)으로 37만1856대, 3조2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렌터카 시장은 과거 10년간 법인용 장기 렌터카를 중심으로 연 평균 15% 성장했다. 향후 3년간 개인 장기렌터카 고객의 증가, 자동차 리스ㆍ할부금융에서 렌터카로의 이전 수요, 법인 고객군의 확대 등으로 연 평균 13%의 성장이 전망된다.

렌터카는 차량을 구매하지 않고 이용하는 리스차 또는 할부차와 비교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2년 국내 오토리스 시장 규모는 취급금액 기준 5조8000억원으로 렌터카 시장 대비 2배가량 큰 것으로 추정된다. 렌터카 시장은 과거 ‘허’ 번호판만 사용할 수 있어 사업자들이 리스 시장을 선호했다. 하지만 ‘하’와 ‘호’ 번호판이 추가됐고, 일반인들의 ‘허’ 차량에 대한 인식이 변하며 렌터카 이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 또한 렌터카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액화석유가스(LPG) 연료 사용이 가능하다. 주행거리 제한도 없고, 추가 보험료도 발생하지 않는다.

 
렌터카 업체의 수익은 크게 렌터카를 대여해주고 월별로 받는 렌털 수익과 계약기간 종료 후 반납 받은 차량을 매각하며 발생하는 중고차 매각 수익 두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렌터카 업체는 장기 렌터카의 경우 고객과 계약을 진행한 이후 차량을 구매한다. 따라서 장기렌터카의 가동률은 거의 100%에 가깝고, 렌터카 회사의 차량 보유 대수 증가는 렌털 수익 증가를 의미한다.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렌터카 업체 매출의 80%는 법인용 중장기 렌터카에서 발생한다. 기업 입장에서 렌터카 이용은 계약기간 보험료 인상 등 추가 비용 우려가 없고, 현금지출 흐름을 예측할 수 있어 사용이 편리하다. 렌털비는 회계기준상 비용으로 인정돼 손비처리가 가능해 절세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중고차 매각수익은 장기 렌터카 기준으로 고객이 3년~3년5개월의 계약 기간 사용한 후 반납한 차량을 중고차 시장에 매각할 때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렌터카는 회사의 영업자산이어서 대여 기간 매년 일정 비율 상각된다. 매각 시점에서 중고차 매각 가격과 잔존가치의 차이가 중고차 매각차익이 된다. 따라서 중고차 매각수익은 매각 시점의 중고차 시세에 영향을 받으며 3년 전 차량 보유대수가 많을수록 크다.

최근 상위 렌터카 업체 중심으로 전ㆍ후방산업으로 밸류 체인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렌터카 사업은 2013년 기준으로 KT렌털ㆍAJ렌터카ㆍ현대캐피탈ㆍSK네트웍스ㆍ레드캡투어 상위 5개 업체가 시장의 57.7%를 점유하고 있다. AJ렌터카는 계열사를 통해 자동차경매장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고, 자회사 AJ셀카를 통해 중고차 매입ㆍ매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밸류 체인 확대 통한 수익원 다각화

KT렌털은 최근 경기도 안성에 자동차경매장인 ‘KT렌털 오토옥션’을 오픈했다. 동시에 자회사를 통해 차량 정비, 카셰어링 사업 진출도 진행 중이다. 렌터카 업체가 자동차 경매장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이유는 반납받은 렌터카를 정기적으로 매각해야 하는데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렌터카 업체의 자동차 경매사업 진출과 중고차 매입사업 확대 등으로 중고차 시장 확대도 예상된다. 국내 중고차 거래대수는 신차 등록대수의 2배에 달한다. 2013년 기준 중고차 거래대수는 338만대다. 과거 3년간 연 평균 성장률이 6%에 달한다. 이런 성장세는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3년간 연 평균 9% 증가세가 전망된다.

 
성장 요인은 크게 네가지다. 첫째,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졌다. 둘째, 국내 완성차 품질이 향상됨에 따라 중고차의 품질도 전반적으로 좋아져 중고차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 셋째, 중고차 유통 채널이 확대돼 매매 접점이 늘어나 중고차 매매가 보다 쉬워졌다. SK엔카ㆍ보배드림 등 온라인 중고차 매매 사이트가 생겨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자동차경매장을 통한 중고차 유통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넷째, 중고차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이 만연해 흔히 ‘레몬마켓’으로 불리는데, 인지도가 높은 렌터카 업체와 대기업 진출로 중고차의 품질ㆍ가격 신뢰도 등이 높아졌다. 레몬마켓은 재화나 서비스의 품질을 구매자가 알 수 없기 때문에 불량품이 나돌아 다니는 시장 상황을 말한다.

중고차 매입 전문업체의 증가로 소비자 입장에선 보다 좋은 가격에, 편리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업체 입장에선 성장 국면에 있는 중고차 유통 시장 진출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연관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수직 계열화를 꾀할 수 있다. 현재는 다수의 온ㆍ오프라인 딜러가 난립하고 있지만 자본력과 인지도 있는 업체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정 수준에 달하면 규모의 경제 효과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minha.choi@truefrie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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