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동의 Inno-Process

글로벌 시대의 화두는 한발 앞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거다. 하지만 국내와는 차원이 다른 해외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어려움을 뚫고 일찌감치 동남아시아로 진출해 인도네시아에서 5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중견기업이 있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글로벌 전략을 통해 경영혁신의 방향을 찾아보자.

▲ 남보다 앞서 시장을 연구하면 해외에서 제2의 시장을 찾을 수 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글로벌 시대의 비즈니스 성패는 내수시장의 한계를 넘어 해외시장 진출로 이어진다. 하지만 국내 환경이나 여건과 다른 해외시장에서 사업을 한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의류기업 A사는 패션계에서 ‘쉬운 길보다 자신의 길을 개척한 기업’으로 통한다. 의류산업은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브랜드만의 색깔’이 중요하다. 그래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A사는 다른 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노하우로 유명 의류기업과 거래를 하고 있다. 언더웨어를 제외한 모든 복장을 생산하는데, 주력제품은 아웃도어와 스포츠 의류, 팀복이다.

기술을 내다 팔아야 생존

사실 의류기업이 팀복을 생산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팀복은 고기능성이 우선시되는 데다 패턴과 스타일이 다양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간다. 그런데다 대량생산이 쉽지 않은 까다로운 복종이다. 이런 이유로 팀복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의류기업이 많지 않다. 아웃도어, 스포츠, 팀복까지 두루 제작하는 A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술력을 갖춘 A사는 오랫동안 장인정신과 인내심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전력이 있다. 이를 경쟁력으로 삼아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발 앞서 움직이기로 했다. A사는 대규모 생산라인을 갖추고 일상생활에서 소비할 수 있는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문제는 시장이다. 내수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에 틈새공략이 쉽지 않았다. 이때 A사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과거 의류산업에 존재했던 쿼터제를 적극 활용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수입쿼터제란 정부가 수입비자유화품목(IO품목)에 대해 상품의 수량 또는 가격을 기준해 수입을 할당하는 제도다. 정부가 개입하는 잔존수입제한조치의 하나인데, 국내 유치산업을 육성하고, 기존산업을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다.

A사가 창립 초기만 해도 국내 쿼터의 대부분은 대형 의류기업이 갖고 있었다. 그래서 쿼터제가 없는 일본시장을 두드렸다. 까다롭다고 소문난 일본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사업의 통찰력를 갖춘 A사는 해외시장 진출에 있어서 노하우를 갖기 시작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꾸준히 해외시장을 연구하고, 투자할 지역을 찾은 덕분에 제3의 해외시장을 찾을 수 있었는데, 그것이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 의류기업 B사는 당시 쿼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었다. A사는 영업력과 생산력을 갖추고 있었고, B사는 쿼터가 있었다. 그러던 중 쿼터제가 사라지면서 B사의 지분을 A사가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발판으로 A사는 인도네시아의 중심지인 자카르타에서 현지화 전략이 성공해 5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거듭난 셈이다.

해외시장 관통하는 ‘장인정신’

오늘날 비즈니스는 노동집약형 산업뿐만 아니라 기술집약형 산업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승산이 있다. 해외직접투자(FDI)를 통한 개도국 진출이 뜨는 이유다.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하며 시장진출 한 후에는 어려움이 닥쳐도 장인정신과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현지화 전략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철한 정신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A사는 이런 역량을 갖추고 있었고, 그 결과 인도네시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A사는 지금도 바이어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오랫동안 장신정신과 인내심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외진출에 성공한 A사는 안락함에 젖기보다 급변하는 글로벌시장 환경에서 앞서가며 꾸준히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최명동 메인비즈협회 원장 mdchoi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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