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영상 20도를 웃도는 이상 고온 날씨가 최근 이어졌다. 해운대 바닷물에 치기 어린 젊은이들이 뛰어드는 사진이 신문 한 구석을 장식하면 그것은 곧 다이어트 시즌이 돌아왔음을 의미한다. 겨우내 주춤하던 동네 헬스클럽에 시즌 다이어터들이 모여든다. 동시에 필자에게도 자신의 살덩어리에 한을 품은 사람들의 하소연이 이어진다.

▲ 볼품 없는 원형 그대로의 음식을 먹는 게 가장 좋다.[사진=뉴시스]
급하고 불같은 한국 사람들의 성격은 체중 감량에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중국집 배달음식 재촉하듯 자신의 잉여살을 어떻게 해볼 환상에 통사정을 한다. 그러나 생활습관 개선만을 부르짖는 필자에게 들을 수 있는 얘기는 뻔하다.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얘기는 따로 있다. 비용이 들더라도 상관없다. 뭔가 강력하고 신선한 살빼기 요법을 기대한다.

잘못된 사고의 중심에는 살 빼는 식품들의 유혹이 있다. 먹는 것만으로 지방을 없애고 근육양을 키워 기초대사량을 올리는 약이나 식품은 이 세상에 없다. 있다면 필자 앞에 가져오라. 방송 공개토론도 불사할 각오가 돼 있다. 약이나 다이어트 관련 제품들도 식이요법 등을 포함한 생활습관 개선을 동시에 강조한다. 이 말은 어떤 약이나 운동도 생활습관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는 걸 의미한다. 생활습관이 개선되면 약이나 과도한 운동도 필요 없다는 얘기다.

‘생활습관 개선 외에는 우리가 기댈 곳이 아무것도 없다’는 의식이 팽배해져야 세상이 건강해질 수 있다. 우리가 가벼워짐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다는 것을 미리 깨닫고 노력할 수는 없을까.  밤늦게 먹고 돌아다닌 후 새벽에 운동화 끈을 조여매고 어둠을 뚫고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면죄부를 받을 거라는 착각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심야시간대에 섭취한 막대한 칼로리는 그렇게 간단하게 해소하기 어렵다. 즐기기 위해 달리는 것이라면 괜찮다.

인간은 잠을 참는, 다시 말해 수면을 유예하는 유일한 포유동물이다. 잠을 자야 할 시간대에 돌아다니며 먹어댔다면 과도한 열량과 더불어 소화기관의 휴식을 방해한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한다. 옷에 붙은 먼지를 털어내듯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운동을 통해 지출할 수 있는 에너지 효율은 20%에 불과하다.  이 여름을 위해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이 있다면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해 보라. 내 몸의 유전자에 익숙하다고 판단되는 음식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필자는 잘라 말할 수 있다. 볼품 없는 원형 그대로의 음식을 먹고 살아야 한다. 우리가 경험해보지 않은 음식을 몸에 주지 마라. 음식에 관한 색다른 경험을 내 몸에 이식하지 마라. 우리의 전통 주식인 쌀밥 식사는 어떨까. 혼란스럽겠지만 정제되지 않은 약간의 탄수화물과 채소, 육류 정도로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흰쌀과 밀가루 등 하얀 탄수화물은 절대로 먹지 말아야 한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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