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호의 유쾌한 콘텐트

▲ ① 영국 에든버러(유네스코 지정 문화창조도시) ② 핀란드 헬싱키(빛으로 문화도시 부상) ③ 싱가포르(문화예술산업 육성) ④ 독일 엠셔파크(문화관광도시로 탈바꿈) [사진=더스쿠프 포토]
21세기 이후 가장 발전된 도시는 런던과 파리다. 그 배경에는 창조산업의 기반인 창조도시가 있다. 창조도시는 모든 분야의 고른 발전이 핵심요소다. 따라서 도시의 비성장과 실업에 해답을 준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창조도시 공약을 기대한다.

도시는 삶의 근거지이자 시민 경쟁력의 근원이다. 도시의 경제ㆍ문화적 수준이 높아질수록 도시민의 삶은 윤택해진다. 반대로 도시의 질적 악화는 삶의 질 저하와 연결된다. 때문에 국가간 경쟁 못지않게 도시간 경쟁도 중요하다. 21세기가 시작된 후 10여년 동안 세계적으로 가장 발전된 도시는 어딜까. 런던과 파리를 손꼽을 수 있다. 런던의 발전은 보리스 존스 시장의 ‘테크시티’ 프로젝트, 파리는 베르트랑 들라노 시장의 ‘디지털 인큐베이터’ 프로젝트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두 정책의 공통점은 ‘창조도시(creative city)’의 개념을 도시 발전에 적용한 것이다. 두 도시는 문화와 예술, 콘텐트와 디지털을 통한 도시경제의 부흥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창조산업에 기반을 둔 창업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창업은 창조산업의 핵심이며 현대 도시 발전의 핵심 이슈다. 도시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이 되고 있다.

찰스 랜드리(Charles Landry)가 주장한 창조도시는 창조산업이 도시경제의 주요 기반이 되는 도시를 뜻한다. 창조도시에서 중요한 건 시민을 도시 자원의 하나로 본다는 것이다. 창조도시의 시민은 창조계급(creative class)으로 교육ㆍ육성돼야 한다. 창조계급은 재능(talent)ㆍ기술(techno logy)ㆍ관용(tolerance)으로 충만된 사람을 말한다. 창조도시의 시민은 창조계급으로서의 충분한 역량을 갖춰야 한다. 아울러 그들이 창업하고 고용돼 생산하는 창조산업은 도시경제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도시의 전반적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창조도시는 창조산업 모든 분야의 고른 발전을 핵심 요소로 한다. 문화예술 분야와 영상ㆍ박물관ㆍ도서관 등은 두 줄기의 핵심요소로 발전의 핵을 이룬다. 그리고 문화유산(heritage)ㆍ출판ㆍ음원ㆍTVㆍ라디오ㆍ게임 등과 같은 확장요소와 광고ㆍ건축ㆍ디자인ㆍ패션ㆍ관광ㆍ스포츠 등과 같은 유관요소의 복합적 발전을 필요로 한다. 다시 말해 창조도시는 문화콘텐트 전 분야에 걸친 고른 발전을 추구하고 있는 셈이다.

창조도시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현대도시의 가장 큰 문제인 비성장과 실업을 해소하는 데 해답을 줄 수 있어서다. 서울의 경우, 1994~2008년 전체 일자리는 13% 늘어났다. 하지만 제조업 일자리는 같은 기간 59% 감소했다. 반면 창조산업 일자리는 8%, 디지털 기반 업종의 일자리의 증가율은 190%에 달한다. 2008년 기준 서울의 400만개 일자리 중 창조산업분야는 10%를 차지한다. 여기에 이동성(mobility)의 확대에 따른 모바일 콘텐트, 사물인터넷 등은 콘텐트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면서 창조도시의 성공 확률을 높이고 있다. 창조산업이 없다면 도시의 발전은커녕 유지조차 힘든 게 현실이다. 6월이면 지방선거가 열린다. 벌써 언론에서는 선거 관련 다양한 뉴스가 떠들썩하게 들려오고 있다. 후보자마다 의미 있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고 있다. 그러나 도시의 비전과 발전전략을 보여주는 공약은 쉽게 찾아 볼 수 없다.

창조도시의 개발은 ‘수술보단 물리치료’라는 말이 있다. 개발을 한답시고 건물을 부수고 대단위 토목공사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간단한 개선과 용도변경으로도 창조도시는 만들어질 수 있다. 서울이 창조도시가 된다면 서울 근로자의 30%인 120만명이 문화산업분야에 종사할 것이다. 또한 생산의 20%를 담당하게 될 것이다. 물론 창조도시가 도시발전의 유일한 해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또 다른 대안이 제시돼야 하는데, 그게 마땅치 않다.
류준호 서울과기대 연구교수 junhoy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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