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일의 Private Lesson

투자든 투기든 ‘위험성’을 극복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위험성은 수많은 변수에 따라 모양과 성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꼼꼼하게 전략을 세운 후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자의 본질은 ‘위험성’을 없애는 거다.

▲ 투자를 투기처럼 하면 곤란하다. 투자와 투기는 지향하는 가치가 완전히 다르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현대사회에서 투자는 숙명과 같다.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수단이라서다. 투자는 시스템과 각종 도구에 의해 더 발전하고, 그럴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뛰어든다. 투자에 참여하는 손길이 많아지면 투자시장은 정교해지고 복잡해진다. 투자의 숙명이다. 정보사회에서 정보를 가공하는 능력은 더욱 중요하다. 수많은 정보 중 나에게 필요한 것을 찾고, 활용할 수 있는 게 진짜 정보다. 무엇을 어떻게 지식자본화 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왜 이렇게 됐을까. 정보가 너무 많아 소비자가 구분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사람들로 하여금 판단력과 이성을 잃게 만든다. 투자자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짜 정보를 가려내지 못한다. ‘투자전략’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자전략을 이야기하기 전에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투자와 투기의 구분이다.

투자와 투기 갈라 놓는 목적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것이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과 같이 여겨지는 경우가 있다. 내가 하면 정당한 보상, 남이 하면 운 좋게 수익을 얻는 것이라고 여긴다. 정말 그럴까. 투기는 단기적인 성향을 띤다. 그렇다 보니 분석력이 떨어지고 논리력이 약하다. 집중투자를 통해 고수익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전형적인 투기의 특징이다. 투자는 장기적이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생각하기 때문에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전략을 추구한다. 일확천금을 얻기보다는 오랫동안 시장을 관망하며 수익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든 투기든 위험성을 안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투기는 이익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지만, 투자는 자산의 흐름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다.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나드 케인스는 이렇게 말했다. “투자는 자본의 일생동안 산출할 수 있는 수익을 예측하는 행위이고, 투기는 시장의 심리는 예측하는 행위다.” 미국의 내로라하는 투자자로 평가받는 벤저민 그레이엄도 투자와 투기를 명확하게 구분했다. “투자는 철저한 분석에 따라 투자 원금과 수익을 안정적으로 약속하는 것이다. 이런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행동이 투기다.”

여기서 투자전략의 개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투자는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 기본은 장기적이고 전체적인 시각이다. 투자전략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근본적인 분석을 통해 합리적으로 자산을 증식하는 행위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건강한 투자전략은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가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위험과 수익의 종류다. 둘은 때론 순관계, 때론 역관계를 띤다. 이를테면 위험이 커지면 수익도 커진다. 때문에 위험이 커지면 수익이 줄어들 수도 있다. 위험의 정도를 판단할 수 있다면 투자자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위험과 수익의 특성을 이용해 투자하는 것을 자산배분전략이라고 한다. 채권과 주식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반대 성향을 가진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채권은 안전성을 띠고, 주식은 공격성을 갖는다. 기대수익률과 위험이 따르지만, 어떤 성향을 띠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투자자 A씨가 주식과 채권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주식이 하락하면 채권은 오르게 마련이다. 이는 주식의 하락 리스크를 채권이 줄인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은 다양한 투자전략을 통해 기대수익과 위험의 차이를 분석하라는 것이다. 상관관계를 알고,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것이 ‘포트폴리오의 전략’이다.

둘째는 투자기간과 목표달성의 예상시간이다. 투자자는 장기투자라는 용어를 자주 접한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얼마나 투자해야 장기투자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다. 명확한 답은 없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기준이 제시된 게 아니라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투자시장에서는 10년 단위로 투자한 성과를 살펴보면 수익률이 생긴다고 여긴다. 미국의회도서관에 소장된 ‘미국 투자자의 행동에 따른 위험성’ 리포트에 따르면 1923~2012년 분석한 결과, 주식을 보유하고 10년이 지난 후 원금손실 위험이 95%가량 낮아졌다. 선진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가 10년 이상 수익률이 연평균 10%가 넘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10년 이상의 장기투자가 수익률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다. 투자전문가가 장기투자 기간으로 10년 이상을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은 정보의 취득 경로다. 소비자가 투자에 대한 정보를 얻을 때 참고하는 것은 TV다. 유감스럽게도 투자 정보가 도달하는 속도를 감안했을 때 TV는 투자정보가 가장 늦게 도달하는 지점이다. 이를테면 오늘 저녁 8시 뉴스에 주가가 상승했다는 소식이 보도됐을 때는 이미 주가가 하락할 때가 됐다. 그렇다면 어떤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지식은 책이나 경험을 통해야 하지만, 정보는 신문ㆍ잡지ㆍ논문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리포트만 꼼꼼하게 찾아봐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빚 얻어 투자하는 건 투기만큼 위험

투기를 투자로 바꾸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관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차츰 늘려가는 것이다. 이를테면 부동산과 주식 등을 보는 눈이 생기고, 손해를 볼 확률도 줄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투자전략은 오늘날 투자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그런데 전략 없이 투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는 투자전략을 도와줄 사람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미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건전하고 위험을 줄이는 투자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뭘까. 투자의 전제조건은 여유자금이어야 한다. 투자를 위해 대출을 받거나 없는 돈을 만들어서 투자를 하는 것은 투기만큼이나 위험하다. 투자는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많은 이들이 빚을 얻어 무리하게 투자하고, 그만한 수익을 얻기 위해 과도하게 투자하다 보니 손실이 커지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건전한 투자관념을 가져야 한다.
이준일 평생자산관리연구소 대표 wnsdlf2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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