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4월 8일 정용진 부회장이 연세대 대강당에서 인문학 강연회 ‘지식향연-4월 서막’ 행사를 열고 연사로 직접 나섰다. 그는 이날 신세계의 채용 방식을 바꾸고 인문학 투어를 통해 ‘청년영웅’을 발굴하겠다고 했다. ‘인문학’ 전도사로 변신한 정 부회장의 강연내용을 1문1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 정용진 부회장이 대학생들의 인문학 전도사로 나섰다.[사진=더스쿠프 포토]
✚ 대학 강단에 올라가면서까지 인문학 전도사를 자임한 이유가 뭔가.
“피곤하고 지쳐 보이는 요즘 대학생의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 좋은 날씨에도 스펙을 쌓기 위해 도서관에 앉아 있고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열심히’ 사는데 집중해온 청년들에게 ‘제대로’ 살 수 있는 지표를 제시하고 싶었다.”

✚ 제대로 살기 위한 지표가 ‘인문학’인가.
“행복하게 살려면 나 자신을 제대로 알고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통찰력을 키우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 스마트폰만 검색해선 우리가 당면한 위기를 이겨낼 수 없다. ‘왜’가 없는 ‘어떻게’에 집중하는 우리를 구해줄 수 있는 게 인문학이라고 본다.”

✚ 그렇다면 당신은 인문학을 사랑하나. 특별히 즐겨 읽는 책이 있다면.
“철학 전공자인 김태길 전 서울대 교수의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있다. 그 어떤 경영서적보다 소중히 여긴다. 스스로의 삶의 태도나 회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지침서로 삼고 있다.”

✚ 신세계 채용방식에도 인문학이 영향을 끼치고 있나.
“채용방식을 많이 바꿀 거다. 엇비슷한 스펙만으로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을 통해 통찰력을 갖추고 건강한 주관을 가진 차별화된 인재를 선별해 뽑을 계획이다.”

 
이런 생각을 한 계기가 있나.
“예전에는 ‘스펙이 많은 사람=우수한 인재’라는 등식이 성립됐다. 하지만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주어진 상황에 대한 하나의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새로운 답을 만들어 가야 하는 시대다.”

✚ 기존 채용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나.
“신입사원을 뽑을 때마다 직접 인터뷰를 한다. 요즘 지원자를 보면 놀랄 정도로 훌륭한 스펙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주관적인 소신을 밝히기보다 모범답안을 외우고 와서는 앵무새처럼 똑같은 대답만 한다. ‘자신을 제대로 전하는 인문학적 소양만 더 갖춘다면 이들의 좋은 스펙이 더 빛날 수 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인문학적 소양 갖춘 인재 뽑을 것

✚ 지금 말하는 인재상이 기업 발전에 도움이 될까.
“신세계에 종사하는 이들만 현재 5만명이 넘는다. 그런데 모든 직원이 획일적인 의식구조를 갖고 있다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창의적인 해결을 통한 성장이 불가능할 거다. 조직이 성장하려면 소신과 주관을 지닌 인재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신 있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자유롭게 토론하는 가운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혁신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 역할을 ‘인문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인문학’ 전도사로서 어떤 노력을 기울일 건가.
“인문학 청년양성 프로젝트인 ‘지식향연’을 통해 미래의 인재인 청년영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인문학에 열정을 갖고 있는 청년영웅을 발굴해 전 세계 인문학 중심지를 찾아가는 그랜드 투어 같은 깊이 있는 인문학 공부의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생들이 인문학의 가치를 이해하고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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