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大 그룹 3大 약점

▲ 삼성과 현대차, SK가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녹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삼성, 현대차, SK가 그룹 신성장동력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 사업으로만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 삼성은 아직도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고, 현대차는 현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반도체 키우기에 나선 SK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 현대차, SK가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삼성은 의료기기ㆍ헬스케어 사업을 강조하지만 실적은 바닥을 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아직도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고 평가한다. 현대차는 친환경 자동차라는 방향이 명확하지만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돈을 잘 벌고 있는 가솔린 자동차 시장 상황을 스스로 깨기 싫어서다. 하이닉스를 인수한 SK는 그룹에 ‘반도체 더하기’ 작업에 한창이지만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의료기기ㆍ헬스케어 분야를 삼성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부회장은 4월 9일 중국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삼성이 의료 및 헬스케어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 위해 많은 연구개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많은 국가의 의료비 지출이 급격히 늘어 각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모바일 기술을 통해 의료비를 낮출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낼 수 있다면 (삼성에) 엄청난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에 들어섰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삼성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7700만대로 전년 대비 3.9%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2013년 18.8%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상당히 줄어든 셈이다. 성장 한계를 예상한 삼성은 2020년까지 의료기기ㆍ헬스케어 사업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연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게 2010년 3월이었는데, 4년이 훌쩍 지났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2011년 의료기기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했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메디슨은 2012년 241억원, 2013년 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또한 사용자의 걸음수와 이동거리, 소비 칼로리 등을 체크하는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인 ‘기어 핏’ 등도 출시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이 메디슨을 인수해 엄청난 투자를 단행했지만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의료기기 사업은 대량생산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닐뿐더러 이를 통해 그룹 캐시카우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이후 미래 주력 사업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삼성의 과제이자 전 세계 IT업체의 과제”라며 “삼성은 여전히 신성장동력에 대해 고민 중이다”고 설명했다.

삼성, 신성장동력 여전히 ‘고민 중’

삼성이 아직도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면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 방향은 명확하다. 단연 친환경 자동차 개발이다. 하지만 진행 속도가 상당히 느리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현대차가 전기차 생산과 판매를 전혀 하고 있지 않고 있는 건 이를 잘 보여준다. 현재 현대차그룹에서 전기차의 생산ㆍ판매를 맡고 있는 곳은 기아차다. 그렇다고 기아차가 획기적인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지도 않다.

 
자동차업계 한 전문가는 “현대차가 겉으로는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출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가솔린 차량을 만들어 잘 팔고 있는데 굳이 전기차를 생산해 현 시장 상황을 바꾸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가 친환경 차량 중 마지막 단계로 평가받는 수소연료전지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친환경 시장에 최대한 늦게 진출하려고 하는 모습으로 비쳐 진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 투산 FCEV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수소연료전지차의 대중화 시기는 2020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의 속도 조절은 자기 발등을 찍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현대차가 기술을 개발하며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열리면 그때 진입해도 늦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눈앞의 이익만을 보고 진입시기를 놓친다면 경쟁자에게 밀릴 수 있다. 특히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등 새로운 경쟁자들은 죽기 살기로 친환경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SK그룹의 신성장동력은 SK하이닉스를 꼽을 수 있다. SK는 2011년 SK하이닉스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SK는 통신과 에너지 그룹 양대 사업에 반도체를 새롭게 추가했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22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3조3797억원을 달성했다. 그룹 계열사 중 최고 실적이다. 지난해 SK텔레콤은 영업이익 2조111억원을 기록했고, SK이노베이션은 1조3828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이 분야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매출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메모리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로 사업 방향 전환에 나섰다. 이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임형규 부회장(삼성전자 전 사장)도 영입했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친환경차 ‘속도조절’하는 현대차

SK하이닉스의 비모메리 반도체 연구 인력이 부족하고, 거래처를 확보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메모리 반도체는 범용 또는 표준제품이기 때문에 생산하면 누구에게나 팔 수 있다”며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거래처를 확보한 후 주문을 받아서 생산해야 하는데 SK하이닉스는 아직 거래처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주 연구위원은 “삼성의 경우, 그룹에서 생산하고 있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면 되는데 SK는 서비스업체라서 완제품이 없다는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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