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강수의 창업 Study

서울 은평구에 작은 식빵집이 있다. 신선한 빵이 나오는 정오부터 손님이 몰려 끊이지 않을 정도로 인기다. ‘티나의 식빵’이 주인공인데, 23.14㎡(약 7평) 규모의 작은 매장에 수많은 ‘성공전략’이 숨어 있다.

▲ '티파니 식빵' 우명진 사장은 생산 당일 판매 전략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제공]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으로 인해 개인 빵집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예전엔 흔히 볼 수 있던 개인 빵집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개인 빵집을 보호하기 위해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들의 출점을 금지해도 속수무책. 그렇다고 개인 빵집의 명맥이 완전히 끊긴 건 아니다. 차별화된 홈메이드 빵집도 눈에 띈다. 서울 은평구 연신내 인근 주택가에 자리잡은 ‘티나의 식빵’이 주인공이다. 소박하지만 깔끔하고 예쁜 빵집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고소한 식빵냄새가 반갑다. 은평구 일대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유명한 동네 빵집이다. 갓구운 신선하고 따뜻한 식빵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이 집의 특징이다.

우명진 사장은 “빵집에서 갓 구운 신선한 빵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반면 식빵은 대부분 공장에서 가져와 신선하지 않은 게 대부분”이라며 “신선한 식빵을 만들어 팔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티나의 식빵은 명성이 자자하지만 매장 규모는 23.14㎡(약 7평)으로, 작은 편이다. 임대료 절감 때문에 작은 가게를 얻었지만 다른 부수효과도 노렸다는 게 우 사장의 말이다. “손님이 4~5명만 와도 꽉 찬 것 같고 붐비는 것 같은 시각적인 효과를 줍니다. 10명쯤 되면 바깥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니 인기가 많아 보이죠. 지나가던 사람들도 흥미를 가지며 자연스럽게 쳐다보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그렇다고 티나의 식빵이 ‘눈속임(?)’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한 건 아니다. 이 빵집의 목표는 당일 생산 당일 판매다. 일단 오전 7시30분에 식빵을 만들기 시작한다. 식빵은 1차 발효, 중간 발효, 3단 숙성을 거치는 만큼 손이 많이 가고, 소요 시간이 5시간 정도 걸린다. 갓구운 식빵이 나오는 시간은 12시부터다. 굽는 것은 물론이고 발효 과정 역시 당일 직접 작업하기 때문에 기존의 식빵들과는 다르게 신선한 맛 그대로 전달된다. 종류도 우유식빵, 버터, 치즈, 시나몬, 초코모카 등으로 다양하다. 우 사장은 “지금처럼 고객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식빵을 만들어 판매하겠다”며 “찾아오는 고객에게 따뜻하고 맛있는 식빵을 앞으로도 꾸준히 전하고 싶은 게 작은 꿈”이라고 말했다.

자! 이제 우 사장이 작은 빵집으로 성공한 이유를 ‘매니지먼트’ 차원에서 분석해보자. 우 사장은 ‘당일 생산 당일 판매’라는 경영전략을 잘 세웠다. 아이템을 ‘식빵’으로 한정해 ‘선택과 집중’ 효과를 충분히 냈다. 매장 규모에 욕심을 내지 않아 ‘인기가 많은 매장’이라는 부수효과를 만들어냈다. 더 중요한 건 ‘빵 만드는 걸’ 우습게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 사장은 “식빵 만드는 일은 여자 혼자 하기 정말 힘들다”고 말할 정도로 혼신의 힘을 쏟았다. 실제로 빵집을 내는 사람들은 ‘제과제빵 자격증’만 따면 ‘준비 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격증보다 중요한 건 실전이다. 제아무리 좋은 위치에 가게를 열어도 맛으로 고객을 잡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걸 우 사장은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상헌 서경대(프랜차이즈학) 교수는 “동네에서 빵집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티나의 식빵’처럼 실험정신을 갖고 도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6773k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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