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인의 보험 Friendly

▲ 공적연금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데, 공적연금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 민간연금이 필요한 이유다.[사진=뉴시스]
기초연금 논쟁, 공무원ㆍ군인 연금의 적자 문제 등 최근 공적연금 관련 문제가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공적연금이 미래의 내 삶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국가의 짐을 개인이 짊어지도록 하는 시스템에선 민간연금밖엔 답이 없다.

최근 벌어지는 기초연금 논쟁을 보면 ‘태초에 사기극이 있나니, 그것은 기초연금’이라고 단정할 수 있다. 65세 이상의 모든 어르신에게 드릴 생각이 애초부터 없었다는 점, ‘국민연금 가입기간과의 연계’라는 어처구니없는 지급방식, 물가연동방식이라는 얄팍한 말장난 등을 보면 그렇다. 더구나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빈곤층의 기초연금이 깎여서야 되겠는가.

공무원ㆍ군인연금도 2010년에 이어 다시 한번 대폭 깎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런 문제는 당장 ‘나’와는 상관이 없을 게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 후 취직을 해서 30대 중반에 결혼해서 자녀를 낳고, 대출받아 주택을 마련하고, 2000㏄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당신의 노후와도 무관할까. 그렇지 않다.

35세를 기준으로 60세 시점에 넉넉하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필요한 금액은 최소 월 150만원 정도다. 연봉 45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국민연금에 30년 가입했을 때를 가정하면 연금 수령액은 약 80만원이다. 여기에 기초연금 10만원이 추가된다. [※ 참고: 정부방식으로 하면 물가와 연동되기 때문에 5만원이 될 수도 있다.]

자녀양육이나 주택대출상환이 끝났다고 보고, 60세 은퇴 이후의 월 생활비를 계산해보자. 아파트 관리비 35만원, 통신요금 10만원, 각종 공과금 10만원, 식비 30만원만 해도 벌써 85만원이다. 국민연금이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했을 때다. 교통비나 여가생활비, 손주들 용돈은 꿈도 꾸지 못한다. 게다가 최근 평균수명은 80세로 늘었다. 은퇴 후, 20년간은 밥만 먹고 잠만 자며 살아야 한다. 주택대출금까지 남았다면 그야말로 암담하다. 한마디로 ‘노후절벽’이 시작되는 셈이다. 그런데도 국민의 행복한 삶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연금의 3층 보장’을 운운하고 있으니 현실은 갑갑하다.

 
결국 스스로 은퇴 후 삶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지난번(더스쿠프 통권 84호 49쪽 참조)에 보험이 ‘필요악’이라고 했다. 업계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했던 탓에 업계 종사자들로부터 많은 항의도 받았다. 중요한 건 ‘그래도 보험은 필요하다’는 거다. 민간연금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의 삶은 다소 힘들겠지만 정부가 책임지지 않는 내 미래를 위해선 필요하다는 얘기다. 간혹 지금은 여유가 없으니 차후에 준비하겠다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지금 없는 여유는 나중에도 없다. 자동차 할부가 끝나면 차를 바꿔야 하고, 주택대출이 끝나면 집을 넓혀야 하며, 자녀 공부가 끝나면 결혼을 시켜야 한다. 그러면 어느새 노후는 찾아온다. 그때는 이미 늦다.

팁이 있다면 40대 초반엔 펀드나 변액연금보험처럼 리스크가 있더라고 고수익을 추구하고, 40대 후반엔 연금저축이나 금리형 연금보험처럼 안정적인 이자를 얻는 게 좋다. 아직도 부동산을 노후 준비라 생각한다면 더 늦기 전에 생각을 바꿔야 한다. 끝으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제2의 인생을 위해서는 취미나 일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인생은 돈만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곽상인 재무컨설턴트 marx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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