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호의 유쾌한 콘텐트

▲ 관객들이 함께 호흡하는 열정과 적극성이 한국 콘텐트 성공의 비결이다.[사진=뉴시스]

한국 콘텐트 시장 기반은 단단하다. 다양한 이야기, 풍부한 감성, 똑똑하고 열정적인 팬심, 적극적인 의사표현 등이 뭉쳐 만들어 낸 결과다. 한류라는 경쟁력 있는 콘텐트도 이에 기반한다. 훌륭한 팬과 함께 만드는 것, 콘텐트 성공 비결이다.

세계 콘텐트 시장에서 한국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무엇보다 한류라는 독보적이며 경쟁력 있는 콘텐트를 만들어 세계와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생산국이다. 아울러 인구는 5000만명에 불과하지만 세계 10위권의 콘텐트 시장을 가지고 있는 소비국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은 세계 콘텐트의 테스트 마켓으로도 유명하다. 한국에서 성공한 콘텐트는 세계시장에서도 성공한다는 공식이 적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콘텐트의 특성과 시장을 궁금해하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요인은 뭘까. 한국 콘텐트와 시장의 특징은 다섯가지로 얘기할 수 있다.

첫째는 드라마(drama)가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는 일종의 형식을 말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서사적 객관성과 서정적 감성이 결합한 상황을 말한다. 드라마는 기승전결 구조에 인물갈등구조, 작용•반작용 등 다양한 이야기거리가 있어 보는 이들을 쉽게 자극한다. 전개가 흥미진진 하다보니 집중력도 높다. 드라마가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다, 둘째는 풍부한 감성이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노래들은 대부분 멜로디가 강하다. 조금은 비이성적이지만 대단히 인간적이고 멜로 지향적이다. 어느 나라보다 높은 감성지수를 필요로 한다.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고 연민을 유발하기도 한다.

셋째는 한국 관객들의 똑똑함이다. 우리는 일방적인 쾌감보다는 머리를 쓰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즐긴다. 첨단기술을 이해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거부하지도 않는다. 복잡한 구조의 드라마라도 1회만 보면 결말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판단력이 뛰어나다. 어설픈 추리력을 가지고 시험해 보려고 하면 십중팔구 실패한다. 똑똑한 관객이 콘텐트의 질을 높이는 셈이다. 한국 관객만이 가진 특성이다.

넷째는 적극성이다. 콘텐트 마케팅에 가장 중요한 도구는 사람들의 ‘입(mouth)’이다. 그래서 콘텐트 마케팅의 주안점은 사람들 스스로 입소문을 내어 주는 것이다. 우리나라 관객만큼 적극적으로 콘텐트를 추천하는 사람들도 드물다. 입이나 SNS로 콘텐트를 알리는데 적극적인 관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콘텐트 시장의 가장 큰 힘 중 하나다. 다섯째는 열정이다. 한국 팬들만큼 ‘팬덤문화’가 발달한 나라도 드물다. 아울러 팬덤문화를 건전하게 유지하면서 규모를 키워나가는 나라도 많지 않다. 해외 아티스트들이 한국공연에 대해 칭찬하는 것은 힘든 영어가사를 목놓아 부르는 관객들의 ‘떼창’ 때문이다. 팬 문화가 발달한 이유다.

적극적인 팬심이 한류 만들어

아티스트의 공연 일정, 래퍼토리가 확정되면 팬클럽 회원들을 중심으로 가사 외우기에 들어간다. 공연의 클라이맥스에서 관객들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노래 부른다. 이런 환대를 받은 아티스트들은 한국 공연을 잊지 못한다. 바로 이런 관객의 열정은 우리 콘텐트를 살아있는 것으로 만들어 준다. 다양한 이야기, 풍부한 감성, 똑똑하고 열정적인 팬심, 적극적인 의사표현 이런 요소들이 한류를 만들었고, 한국 콘텐트 시장의 단단한 기반을 만들고 있다. 한류는 콘텐트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느 누구 보다도 훌륭한 팬들과 함께 만들어 지고 있다. 이것이 한국 콘텐트 시장의 가장 중요한 성공비결이다.
류준호 서울과기대 연구교수 junhoy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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