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동의 Inno-Process

모기업에 물건을 납품하는 A사는 하도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경영혁신전략을 추진했다. 일명 ‘모기업으로부터 벗어나기’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었던 A기업은 과감하게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고, 신규 거래처를 확보했다. 투자를 받기 위해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변경했다. 이를 통해 A사는 글로벌 주얼리 시장에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는 데 성공했다.

▲ 경영혁신은 모기업에 종속된 계열사의 경쟁력을 키운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A사는 귀금속을 가공해 수출하는 중소기업이다. 오랫동안 모기업에 하도급 형태로 제품을 납품했다. 본사는 일본 도쿄東京에 있다. 귀금속 가공은 상당히 세밀하고 까다로워서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기술력을 중요시하다 보니 3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숙련된 직원이 많다. A사의 기술력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이런 A사도 고민이 있었는데, 모기업 영향에 따라 수익의 변동이 크다는 점이었다. 모기업에 하도급 형태로 제품을 납품하는 계열사가 가진 전형적인 문제였다. 이런 이유로 경기가 나쁘거나 모기업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으면 A사의 수익은 크게 흔들렸다. 살아남을 방법을 모색해야 했다.

A사는 경영혁신전략을 수립했다. 첫째 전략은 A사만의 신제품 개발이다. 자체 브랜드를 론칭하겠다는 얘기인데, 중소기업인 A사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많은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광고와 마케팅도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였다. 경영 측면에서 본다면 모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는 게 안전했다. 하지만 A사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신제품이 반드시 필요했고,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던 A사는 주식회사로 전환하면서 확보한 자금으로 과감하게 투자를 단행했다.

자체 브랜드 개발에 성공한 A사는 고가 전략을 내세웠다. 프리미엄 마케팅이 귀금속 본연의 가치를 강조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를 위해 A사는 제작부터 판매에 이르는 과정을 자체적으로 구축했다. 모기업에 의존하지 않고 생산라인을 만든 것이다. 둘째 전략은 새로운 거래처 발굴이다. 모기업에 의존하는 하도급 형태에서 벗어나려면 신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해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문제는 일본인 특유의 성향이었다. 일본인은 한번 관계를 맺으면 오랫동안 이어가는 관습이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거래처를 쉽게 바꾸지 않았다. 아무리 뛰어난 전문영업인을 고용해도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A기업은 묘안을 짰다. 신규 거래처에 회사소개서와 업무내용을 파워포인트로 작성해 발송한 것이다. A사의 포트폴리오를 보낸 셈인데, 놀랍게도 그 이후 거래처로부터 의뢰전화가 걸려 왔다. 거래처가 A사의 성실함을 주목한 것이다.

 
그 결과, A사의 거래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런 결실을 맺을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은 창업자와 경영자가 한마음으로 경영혁신전략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가족경영을 표방한 A사는 부모와 자식이 경영혁신을 함께 도모했고, 이것이 A사의 경쟁력 제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뿐만이 아니다. 투자자를 확보하고자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변경했다. 유한회사는 사원이 회사에 대해 출자금액을 한도로 책임질 뿐 회사채권자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

반대로 주식회사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자본을 조달해 설립된다. A사는 다양한 고객과 만나기 위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자체 브랜드를 일본 수도 도쿄에 론칭하고, 오사카大阪로 진출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주얼리 최대 시장인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세계시장에 자체 브랜드를 론칭했다. 모기업에서 벗어나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섰다. 경영혁신전략이 모기업에 종속된 A사를 글로벌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것이다.
최명동 메인비즈협회 원장 mdchoi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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