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기업은 왜 M&A 꾀하나

▲ 국내 물류기업인 현대글로비스와 CJ대한통운의 고속성장이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물류기업의 성장 비결은 ‘규모의 경제’다. 이들은 인수합병(M&A)과 항공기ㆍ선박ㆍ트럭 등 운송수단 확충을 통해 성장했다. 이런 움직임이 국내 물류기업에서도 포착됐다. 현대글로비스와 CJ대한통운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자동차 운반선에 이어 벌크선 확대에 나섰고, CJ대한통운은 택배시장 1위 기업을 합병했다.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꼽히는 페덱스. 이 회사의 성장 비결은 ‘규모의 경제’에서 찾을 수 있다. 페덱스는 1984년 ‘젤코 익스프레스’ 인수를 시작으로 중국ㆍ인도ㆍ브라질ㆍ폴란드ㆍ멕시코 등의 현지 물류업체 인수합병(M&A)을 포함해 2012년까지 총 17건의 M&A를 진행하며 규모를 키웠다. 항공기, 트럭과 포장 설비 등 유형자산도 꾸준히 확충했다.

페덱스의 유형자산은 2004~2008년 사이 90억 달러에서 135억 달러로 연평균 1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47억 달러에서 352억 달러로 늘어, 연평균 10.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른 글로벌 물류기업의 성장과정도 페덱스와 비슷하다. UPS, CH로빈슨, 시노트랜스 등도 매출성장기엔 유형자산을 늘렸다. 이처럼 글로벌 물류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대규모 운송수단(항공기ㆍ선박ㆍ트럭)과 물류거점을 확충하거나 다수의 M&A를 진행한다.

이런 흐름이 최근 국내 물류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현대글로비스와 CJ대한통운이 눈에 띈다. 현대글로비스는 선대 확장을 통해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2008년 자가 보유 자동차 운반선 3척에서 시작한 이 회사는 2012년 8척, 2013년 16척으로 보유 선박수를 늘렸다. 용선은 2009년 2척에서 2013년 36척으로 크게 확대했다. 2013년 말 기준 현대글로비스의 총 보유선박(자선+용선)은 52척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014년 말~2015년 초 자동차 운반선 4척을 추가로 인도받을 예정이다. 벌크선도 현재 자선 3척과 용선 20척을 보유하고 있고, 2015년 3척을 인도받는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말 2020년까지 현재 규모의 4배 이상으로 해운사업을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2020년까지 벌크선을 400척 규모로 늘리고, 자동차 운반선은 100척까지 늘린다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해운부문 매출을 8조2000억원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렇게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현금성 자산은 증가하고 있다. 수익성이 워낙 좋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현대글로비스는 매출 12조8600원, 영업이익 6300억원을 기록했다. 김기태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2013년 말 기준 약 7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자산매입이나 M&A 등 사업확장에 더 유연한 전략을 짤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합병을 통해 사업 규모를 키웠다. 합병 전인 2012년 CJ GLS는 국내 택배시장의 17%를 점유했다. 당시 대한통운의 점유율은 약 21%. CJ GLS는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점유율을 35%로 끌어올렸다. 김기태 연구원은 “택배시장은 경쟁이 심해 공격적인 영업으로 다른 경쟁사와 출혈경쟁을 벌이는 것보다 M&A를 통해 경쟁을 최소화하면서 시장지배력을 넓히는 전략이 효율적이다”며 “CJ대한통운이 이 전략을 제대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매출 3조7900억원, 영업이익 64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택배시장은 대규모 인프라가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이 수익성 확보에 용이하다. 국내 시장은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현대로지스틱스, 우체국택배 4개 업체가 과점(70% 이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4개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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