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급성장 진짜 이유

과거 전자상거래 시장의 꽃은 오픈마켓이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오픈마켓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온라인 인기 검색어 순위를 소셜커머스 업체가 휩쓸 정도다. 둘의 희비는 단순한 곳에서 갈렸다. 소비자에게 누가 더 ‘신뢰’를 줬느냐다.

▲ 소셜커머스 업체가 약진하는 이유는 책임 판매에 있다.[사진=뉴시스]
온라인 쇼핑은 주도자는 G마켓, 11번가, 옥션 등 오픈마켓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셜커머스 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오픈마켓 3사의 순방문자수는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데 비해 주요 소셜커머스 업체의 순방문자 수는 많게는 2배 가까이 늘었다. 코리안클릭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위메프 방문자수(PC+모바일)는 71만명에서 올 4월 132만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티켓몬스터도 83만명에서 102만명으로 21% 증가했다.

하지만 G마켓의 월 순방문자수는 지난해 5월 155만명에서 올 3월 174만명으로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옥션은 같은 기간 163만명에서 156만명으로 4% 감소했다. 티몬, 쿠팡, 위메프는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소셜커머스 1세대 업체들이다. 다시 말해 업력이 5년이 채 안됐다는 말인데, 업력이 10년이 훨씬 넘은 오픈마켓의 위상을 넘보고 있는 거다. 전문가들은 PC환경을 최적화된 오픈마켓과 달리 소셜커머스의 판매 형태가 모바일 플랫폼에 적절하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모바일 쇼핑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덩달아 소셜커머스 업체도 재미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유는 또 있다. 오픈마켓과 달리 소셜커머스 업체는 판매에 책임을 진다는 거다. 옥션의 홈페이지 하단을 보면 이렇게 적혀 있다. ‘옥션은 통신판매중개자이며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옥션이나 G마켓 같은 오픈마켓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에 불과하기 때문에 판매 관련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거다.

지난해 대법원은 아디다스가 이베이코리아를 상대로 낸 상표권침해금지가처분사건에서 ‘오픈마켓에 짝퉁 유통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베이코리아는 옥션과 G마켓 운영사다. 반면 소셜커머스 업체는 판매제품을 100% 책임져야 한다.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100% 환불은 물론 판매한 병행수입 제품이 가짜로 판명되면 정품으로 보상하는 소셜커머스 업체도 많다.

요컨대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는 병행수입 제품판매를 모두 중지하고 강화된 기준을 만족하는 판매자의 제품만 판매한다.  자체 병행수입 통관인증제를 도입한 거다. 쿠팡 역시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과 협력해 공산품과 의류상품의 검증을 강화키로 했다.  최근 어그(Ugg) 부츠 가품 판매 논란에 휘말린 티몬은 법적 판정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환불 결정을 내렸다.

최종 법적 판단이 나오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소요됨에 따라 즉시 전액 환불 조치와 구매가격의 10%를 추가로 보상하기도 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실수로 가품이 판매된 적이 있다. 소비자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100% 환불은 물론 각종 할인쿠폰을 보낸 적이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는 어쩔 수 없이 신뢰를 팔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오픈마켓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는 게 아닐까 한다.” 어쩔 수 없이 신뢰를 판 게 알찬 열매를 맺었다는 얘기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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