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

▲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의 경영 제1원칙은 대규모 투자를 통한 생상능력 확대다. [사진=넥센타이어 제공]
‘투자없이 기업은 성장하지 못한다.’ 유연한 생산능력이 기본인 타이어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40년간 이 원칙을 지키는 이가 있다.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이다. 넥센타이어는 2012년 5300억원을 들여 창녕공장을 지었다. 올해엔 3300억원을 투자한다. 투자를 통한 생산능력 확대, 강 회장의 경영 제1 원칙이다.

‘2000년 매출 2064억원→2013년 1조7282억원.’ 넥센타이어의 14년간 경영 성적표다. 무려 8배 증가했다. 넥센타이어는 올 1분기에는 매출 4529억원을 기록, 분기 기준 사상최대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8% 증가한 53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1.9%에 달한다.

넥센타이어의 고속성장을 이끈 인물은 단연 강병중 회장이다. 그는 40년 넘게 ‘타이어 외길’을 걸은 타이어 전문가로 평가된다. 특히 강 회장의 ‘뚝심’은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강 회장은 “사업은 자기가 잘 알고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곤 한다. 또한 강 회장은 해외시장에서 ‘타이어 강’으로 불린다. 세계시장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타이어 관련 국제 전시회나 콘퍼런스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어서다.

‘대규모 투자’ 통한 성장

사실 강 회장이 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분야는 운수업이다. 그는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이 진행되면서 건축자재를 운반하는 덤프트럭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 발 빠르게 대응했다. 강 회장은 1967년 화물운수업에 뛰어들었고, 그 과정에서 미래 타이어사업의 성장성을 읽었다. 1973년 강 회장은 재생 타이어를 생산하는 흥아타이어공업(현 ㈜넥센)을 설립했다. 강 회장은 “운수업을 하면서 비중이 큰 소모품인 타이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자동차와 함께 타이어사업의 성장성에 확신했다”고 말했다.

 
1999년 강 회장은 우성타이어(현 넥센타이어)를 인수했다. 당시 우성타이어는 부채와 낮은 생산성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기업이었다. 주위에선 고전하는 회사를 인수했다가는 같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강 회장은 우성타이어가 세계적인 타이어기업인 미쉐린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기술 제휴를 한 경험과 제품의 품질과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주목했다. 무엇보다 타이어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강 회장의 의지가 강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당시 넥센은 신차용 타이어를 제외한 재생 타이어, 타이어 튜브, 지게차•화물차에 사용되는 솔리드(산업용) 타이어 등을 생산했다”며 “강병중 회장은 기회가 되면 신차용 타이어 공장을 운영해 타이어 관련 제품 전부를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그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우성타이어 인수 다음해 사명을 현재의 넥센타이어로 변경했다.

타이어산업 성장에 대한 강 회장의 확신은 곧 ‘현실’이 됐다. 넥센타이어는 2000년 매출 2064억원에서 2010년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조7282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2000년 242억원에서 2013년 1770억원으로 증가했다.

 
넥센타이어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생산규모 확대’다. 강 회장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품질을 끌어올리는데 경영 초점을 맞췄다. 넥센타이어는 2004년 1100억원을 투자해 프리미엄 타이어를 생산하는 설비를 갖춘 경남 양산 제2공장을 완공했다. 이후 중국 칭다오靑島(4000억원 투자ㆍ2008년 가동)와 경남 창녕(5300억원 투자ㆍ2012년 가동)에 생산 공장을 건설했다. 이를 통해 넥센타이어는 연간 3500만개의 타이어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그 결과 2000년 8%에 불과하던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5%를 넘어섰다. 또 전 세계 130여개국에 타이어를 판매하며 해외 매출을 75%로 끌어올렸다.

넥센타이어의 설비투자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창녕공장은 올해 33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1100만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나아가 2018년까지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2100만개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중국 칭다오 공장의 생산능력을 2018년까지 1900만개로 늘린다. 넥센타이어는 현재 새로운 글로벌 생산거점을 구축하기 위해 유럽, 북미 지역에서 생산공장 부지를 검토 중이다.

넥센타이어의 성장 요인으로 ‘연구개발(R&D)’도 빼놓을 수 없다. “첫째도 품질, 둘째도 품질이다. 품질에 승부를 걸어라.” 강 회장이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우선 강 회장은 연구인력 확보에 나섰다. 2000년 30여명에 불과하던 넥센타이어의 연구인력은 현재 470명으로 늘었다. 또 넥센타이어는 최신 시험설비를 갖춘 특성연구동을 비롯해 중국, 미국, 독일에 R&D센터를 열었다. 실제로 2000년 10억원이었던 넥센타이어의 R&D비용은 2005년 63억원, 2010년 206억원, 2013년 562억원으로 늘었다.

그 결과 넥센타이어는 세계 최초 ‘20시리즈 타이어’ 상용화, 세계 최저 ‘15시리즈 타이어’ 개발, 나노 복합체 제조방법 기술 특허 등의 성과를 냈고, 현재도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한 전체 생산에서 초고성능 타이어(UHP)의 생산 비중을 지난해 38.7%로 끌어올렸다. UHP타이어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일반타이어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

고급 타이어 비중 늘려야

넥센타이어는 2017년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중앙연구소를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총 1656억을 투자한다. 중앙연구소는 친환경제품 개발 기술과 첨단 타이어설계 기술을 중심으로 최첨단 연구개발 설비를 갖추고, 국내외 4곳의 기술연구소를 통합ㆍ관리하는 넥센타이어 연구개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 넥센타이어가 글로벌 타이어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신차용 타이어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사진은 넥센타이어 창녕공장 생산라인. [사진=넥센타이어 제공]
하지만 넥센타이어가 지속성장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넥센타이어는 완성차업체에 공급하는 신차용 타이어의 비중이 전체 매출의 20%에 못 미친다. 신차용 타이어는 완성차업체가 신차를 개발ㆍ생산할 때 들어가는 타이어로, 타이어업체의 기술력과 브랜드가치를 평가하는 척도로 통한다. 이 때문에 신차용 타이어 공급은 교체용 타이어 매출로 연결된다.

넥센타이어는 그동안 교체용 타이어에 집중했고, 2012년 기아차 K5에 최초로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쓰비시ㆍ폭스바겐ㆍ크라이슬러ㆍ피아트ㆍ스코다 등 10개 완성차업체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지만 소형 차량 위주고, 벤츠 등 고급 차량에 타이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강 회장의 과감한 투자와 R&D가 더욱 빛을 발하기 위해선 고객(완성차업체)을 다변화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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