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문화 바꾸는 공유경제

▲ 국내 공유소비 모델은 카셰어링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사지니=뉴시스]
‘공유경제’가 저성장 국면을 돌파할 새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득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물건이나 서비스를 공유해 비용을 줄이는 합리적 소비가 늘고 있어서다. 공유경제는 소비를 촉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업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 기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숙박중개업체 에어비앤비(AirBnB)가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쯤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청년 3명이 빈 침대를 여행객에게 빌려주기 시작했는데, 당시 이 서비스의 이름을 에어비앤비라고 지었다. ‘빈 침대와 간단한 아침식사를 제공한다(AirBnBㆍAir Bed and Breakfast)’는 의미다. 현재는 192개국 3만4000여개 도시에서 일반인들이 자신의 집과 별장을 내놓고 에어비앤비 사이트를 통해 여행자를 모집하고 있다. 누적 이용객은 1100만명을 넘어섰다. 이 기업의 가치는 약 100억 달러(약 10조3200억원)로 추정된다.

공유경제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는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하는 협력소비 기반의 경제방식이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와 저성장으로 인해 공유를 통한 합리적 소비가 늘면서 활성화됐다. IT기술과 SNS의 발달도 한몫했다. 세계 공유경제의 규모는 2013년 기준 51억 달러(약 5조3100억원) 수준으로 매년 80% 이상 성장하고 있다.

국내에도 공유소비 모델이 있다. 렌터카 업체들의 카셰어링 사업이 대표적이다. AJ렌터카는 지난해 10월부터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이나 온라인으로 차량 이용가능 여부를 확인ㆍ예약하고, 차량키 인수 절차 없이 모바일 앱이나 회원카드로 차량 문을 열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KT렌탈(KT금호렌터카)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원제 카셰어링 업체인 ‘그린카’의 지분을 취득해 카셰어링 사업을 펼치고 있다.

몇년 전부터 대학생과 2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하메(하우스메이트)’도 일종의 공유소비 모델이다. 전세가와 하숙비 폭등으로 대학생을 비롯한 일부 청년층이 보증금이나 월세를 나눠 내고 함께 사는 거다. 전문가들은 ‘소유’의 심리적 만족감보다 ‘공유’의 현실적인 경제적 이득을 더 크게 인식하고 있어 공유경제의 영역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공유경제는 대량생산과 과잉소비가 아닌 생산된 자원의 효과적인 재분배라는 점에서 친환경성까지 띠고 있어 사업에 대한 이미지도 좋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국내에는 IT인프라와 네트워크가 발달돼 있어 공유경제가 더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면서 “게다가 공유경제는 추가적인 소득증가 없이도 위축된 소비를 효율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어 정부의 정책지원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곤 팀장은 “이용자의 비용절감이 우선이기 때문에 공유경제의 확산이 일부 기업에는 부정적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공유소비의 확산 트렌드를 도약의 계기로 삼는 기업들은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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