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efore & After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야누스신의 상이야말로 정치의 가장 심오한 현실을 표현한 것이다. 사회학자 M.듀버거의 말이다. 우리네 정치인들이 그렇다. 무릇 손바닥 뒤집기의 달인들이다. 자신의 언행을 마음대로 표현한다. 책임의식이나 죄책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임기를 마친 윤상현 의원도 그렇다. NLL 관련한 발언들을 모았다.

Before | 2013년
“노무현 NLL 포기 태도 보였다”

 
2012년 10월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은 폭탄 발언을 한다. 내용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NLL 포기 발언을 했다. NLL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논란은 2013년에도 쟁점화됐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여기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놓고 찍어 발언했던 이가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다. 2013년 6월에는 NLL 대화록과 관련해 “NLL을 상납하고 북핵을 사실상 용인하며 북 최고지도자가 핵 폐기에 대해 명확한 의사를 밝혔다는 대국민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2013년 7월 14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공동어로수역에 대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어떤 입장을 표명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 전문을 보면, NLL을 중심으로 한 등거리ㆍ등면적 원칙하에 공동어로수역을 만든다는 것은 한 글자도 안 나온다”며 “오히려 (노 대통령은) NLL에 대해서 ‘국제법적 근거와 논리가 약하다’, ‘NLL은 괴물이다’와 같은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김정일 위원장이 ‘NLL 포기’라는 단어를 정상회담에서 4번이나 한다, ‘NLL 포기 하에 공동어로수역을 만들자’고 했고 ‘관련법을 포기하자’고까지 했다”면서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예, 좋습니다’라고 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상회담 내용이지, 사전보고서나 지도ㆍ문건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북정상회담 전) 회의에서 NLL 등면적 원칙하에 공동어로수역을 만든다는 것을 다 주지했다, 그렇게 작전을 짰는데 선수가 본 게임에 들어가서 엉뚱하게 행동하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남북정상회담은) 작전 따로, 게임 따로, 코치 따로, 선수 따로였다, ‘따로따로 엇박자 회담이었다’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가장 적극적인 대변자로서의 그가 당시 했던 말이다.

After | 2014년
“노 전 대통령 포기 발언 없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8일 1년간의 임기를 마친 마지막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할 수 있겠느냐. 그건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기존 입장을 뒤집는 깜짝 발언이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갖고 “노 대통령은 포기란 말씀을 한 번도 쓰지 않았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네 번이나 포기라는 단어를 쓰면서 포기 방향으로 유도했지만 노 대통령이 좀 더 세게 반박하시지 못한 점이 아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국가의 최고 통수권자가 어떻게 대한민국 영토를 포기할 수 있었겠느냐. 그건 아니라고 본다”며 “노 대통령은 NLL을 뛰어넘어 남포에 있는 조선협력 단지, 한강 허브를 이루는 경제 협력이라는 큰 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대화록의 폐기 문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년 동안 정치의 장에 있어서 한 사람의 정치 게임의 선수였다. 선수로 공중전, 여론전, 언론전의 전면에 있다 보니 여러 가지로 야당 분들께 마음의 상처를 준 것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상현 의원이 이같은 발언 내용이 나가자 네티즌들은 “윤상현, 말이 다르네” “윤상현 지난 발언을 왜 번복할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윤상현 의원은 이같은 발언 내용이 파문이 일자 모방송을 통해 “애초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단지 그가 사실상 NLL을 포기하는 태도를 취했다고만 말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 대통령 포기 발언 없었다”는 내용은 “기존 입장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은 9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사실을 왜곡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며, 전직 대통령의 명예까지 훼손한 새누리당은 국민 앞에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은경 더스쿠프 객원기자 kekis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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