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CEO | 음식물처리기로 특허 받은 최호식 대표

시장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2008년 음식물처리기 시장이 그랬다. 업계를 선도하던 경쟁사의 음식물처리 방식에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음식물처리기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최호식(45) 스마트카라 대표 역시 비를 피할 수 없었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었다. 다 죽은 시장에 마술을 부린 그의 역전극을 들어봤다.

▲ 최호식 대표는 "전세계인에게 기쁨을 주는 음식물처리기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2008년. 지상파 고발 방송프로그램에 음식물처리기의 문제점이 방영됐다. 이후 시장에선 ‘음식물처리기 제품은 두달도 못 버틸 것’이란 말이 돌았다. 아니나 다를까. 그 여파로 음식물처리기의 신뢰도가 바닥을 쳤고, 업체들이 하나둘 무너지기 시작했다. 당시 최호식 스마트카라 대표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분쇄건조방식을 적용한 음식물처리기를 출시했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경쟁사들은 음식물처리기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최 대표는 포기할 수 없었다. 음식물처리기를 둘러싼 오해를 풀어야 했기 때문이다. 2009년 음식물처리전문기업 스마트카라를 설립했다. ‘마술과 같이 소비자에게 기쁨을 주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미였다. 최 대표는 기존 음식물처리기의 단점을 해소하는 데 신경을 썼다. 당시 음식물처리기 시장의 문제점은 크게 3가지였다. 냄새가 나고,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며, 음식물을 처리하더라도 젖어있거나 완전히 가루로 분쇄되지 않는 것이었다.

최 대표가 개발한 음식물처리기는 이런 문제를 개선했다. 다중활성탄을 활용해 종류별로 악취를 잡아내고, 절전기능을 추가했다. 음식물의 건조상태를 감지해 양에 따라 처리시간을 자동 조절하는 시스템을 통해서다. 음식물 가루는 뭉뚝하고 단단한 3단 임펠러로 분쇄했다. 이 분쇄기는 닭뼈도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파쇄력을 자랑한다.

 
차별화 기능은 또 있다. 몸통에서 건조통이 쉽게 탈부착되도록 하는 커넥터다. 몸통에서 건조통을 쉽게 분리하고 결합할 수 없다면 소비자의 불편이 가중될 게 뻔했다. 이런 애로사항을 최 대표는 3년 동안의 개발 끝에 해소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해 특허를 등록했다. “스마트카라는 기존 독립형 음식물처리기보다 가격이 저렴한 데다 분쇄건조 기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2011년 10월 출시한 음식물처리기 ‘스마트카라(독립형)’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사명에 담긴 뜻을 그대로 이어가고자 브랜드명을 동일하게 지었다. 스마트카라가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해부터다. 전국적으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됐다. 분쇄건조방식으로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스마트카라가 재조명을 받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호재는 또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주최한 소형가전 콘테스트에서 1위에 꼽힌 데 이어 캐나다 유통기업 FCS와 200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까지 체결한 것이다. 의미있는 계약도 성사됐다. 인도네시아 친환경 부동산 개발기업 KAI BALI인터내셔날이 주최하는 친환경 프로젝트 ‘클린 BALI’에 스마트카라가 활용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스마트카라는 KAI BALI인터내셔날과 200만 달러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시장의 신뢰도를 회복하면서 스마트카라는 실적도 급증했다. 2012년 18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8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최 대표는 “상장기업에 가정용 음식물처리기 ODM(제조업자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했고, 올 4월엔 북미시장에 수출할 제품 1000대를 선적한 상태”라며 “세계인에게 기쁨을 주는 음식물처리기로 스마트카라의 이름을 널리 알리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김건희 더스쿠프 기자 kkh479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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