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동의 Inno-Process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기업은 ‘힘’을 갖게 마련이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서다. 이런 힘은 훗날 어려움을 신속하게 해결하게 하고, 시장을 선도하게끔 한다. 실제로 이런 기업이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A사의 성공 스토리다.

▲ 직원들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회사를 성장시킨다. [사진=뉴시스]
오늘날 비즈니스 시장에서 기업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만다. 이렇다 보니 기업은 언제라도 업계에서 사장될 수 있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기술력을 높이고,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며,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그중 마케팅은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핵심 요소다. 더욱이 급변하는 시장의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해외업체와 경쟁하는 기업이라면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의 동향에 민감해야 한다. 깊은 경기침체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틈새시장을 찾아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이다.

전자부품제조업체 A사는 시장의 불황으로 인한 위기를 기회로 만든 기업이다. A사의 경쟁력은 고비를 넘길 때마다 만들어졌다. A사의 주력제품은 전기의 축적량을 최대로 늘릴 수 있는 초박막 필름증착 콘덴서다. 초박막 필름 증착시설은 태양광 인버터, 전기자동차, LED 조명 등에 들어가는 2~3㎛의 초박막 필름을 생산한다.

그런데 1990년대 후반, 시장의 변화가 생겼다.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 물 밀듯 쏟아진 것이다. 가격경쟁력에서 밀린 국내 제조사들은 고육지책으로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겼다. A사 역시 타격이 컸지만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기보다 다른 방법을 택했다. 국내에 필름콘덴서를 직접 생산하는 공정설비를 설립한 것이다. 위탁생산에서 벗어나 직접 생산함으로써 품질력을 높이고 생산성의 효율을 도모한 셈이다. 주목할 점은 A사가 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나고 안정적인 전원공급장치(PSU)를 개발한 것이다. PSU는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A사는 생산성 제고와 매출 증대라는 결실을 얻었다.

A사는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전략적인 기술개발에 나섰다. 시장에서 살아남고자 미래를 위해 투자한 것이다. 자동화 공정설비를 통해 양산체제를 구축한 A사는 규모에 적합한 사업을 선택했고, 그 결과가 셋톱박스와 프린터로 나타났다. A사의 선택은 안정적인 생산량 제고로 이어졌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A사가 또다시 어려움에 봉착한 것은 평면형 TV가 보급되면서다. 전자부품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겨났는데, 초소형ㆍ고성능ㆍ저소음의 필름콘덴서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A사가 그동안 생산한 콘덴서는 에너지 절약과 안전성을 부각한 것이기 때문에 시장의 니즈를 반영해야 했다. A사는 다시 ‘투자’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A사는 국내와 해외사업을 이원화하는 파격적인 대안을 마련했다. 고부가가치 사업은 국내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노동집약적인 사업은 중국에서 진행한 것이다. 이를 두고 주변에서는 ‘무모한 짓’이라고 핀잔을 줬지만, A사는 ‘어려울 때일수록 투자를 해야 한다’는 소신을 내세워 유형별로 시스템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A사는 시장의 니즈에 부합한 필름콘덴서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A사의 성공요인은 다양하다. 우수한 기술력, 지속적인 연구개발(R&D), 시장의 니즈를 고려한 제품성능, 소비자 친화적인 마케팅이다. 직원들의 지지ㆍ신뢰ㆍ열정도 A사의 성공을 이끌었다. A사는 정부로부터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됐다. 월드클래스 300 선정기업은 정부로부터 성장성ㆍ잠재력ㆍ혁신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시장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A사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2020년까지 생산제품 부문에서 세계 3위권에 드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 것이다. 아울러 A사는 ‘직원들의 마인드가 긍정적이면 해결책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 회사와 직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글로벌 히든챔피언을 꿈꾸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글로벌 강소 기업이 가진 ‘힘’이다.
최명동 메인비즈협회 원장 mdchoi2@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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